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승인을 금융위원회에 신청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협상중 통합절차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는데 하나금융이 예비인가 승인을 신청하자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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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금융은 19일 하나-외환은행 합병 예비인가 승인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승인신청서에 하나금융 이사 전원이 서명한 신청서 외에 합병 관련 계약서와 합병 뒤 사업계획을 밝힌 서류 등이 포함됐다.
금융위는 하나금융이 승인신청서를 내는 대로 심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제출한 승인신청서를 바탕으로 법률적 요건을 심사한 뒤 금융감독원에 관련 서류를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위가 오는 28일 정례회의에 하나-외환은행 합병 예비인가 승인 안건을 올릴 것으로 본다.
금융위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의 계열사 합병 예비인가 승인은 신청서를 받은 뒤 60일 안에 승인을 결정한다.
금융위는 하나금융이 2012년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같은 서류를 여러 번 검토했기 때문에 이른 시일 안에 승인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나금융은 금융위가 28일 회의에서 예비인가를 승인할 경우 다음날 합병결의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이 주주총회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법인 이름을 정하고 본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정한 합병기일은 오는 3월1일이다.
금융위는 대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세부사항을 평가하는 본인가 심사를 예비인가보다 더 까다롭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합 본인가를 승인할 때 노사합의 문제가 예비인가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경영진과 외환은행 노조는 1주일에 3번 이상 만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본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예비인가 승인신청서를 내면서 외환은행 노조와의 관계가 급속하게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는 19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노조 는 신 위원장과 만나지 못하자 금융위원회 건물 앞에서 합병 예비인가를 승인하지 말 것을 요청하며 108배 시위를 했다.
하나금융은 “지금 상태에서 더 시간을 끄는 게 어렵다고 생각해 본협상과 통합승인 신청을 병행한 것”이라며 “외환은행 노조를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고 계속 대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에 통합 예비인가 승인을 신청한 것은 진정성있는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가 없는 것과 같아 대화 지속에 회의감이 든다”며 “오는 20일에도 신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집회와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