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과거에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이 일단락됐다고 생각했지만 구속되는 바람에 다시 해임안건이 상정된 상황”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자신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일반회사에서는 주주 대신 위임장을 지닌 변호사가 나가서 해명할 수 있지만 일본 롯데홀딩스는 다른 회사와 달리 주주만 위임장을 받을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가족 중에 나와 아버지, 형과 누나, 서미경씨 등 7명이 주주인데 나가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언급한 도주의 우려를 놓고 신 회장은 “나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일은 절대 없다”며 “그동안 모든 재판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만큼 그건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당초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안 전 수석은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신 회장의 이사 해임안건이 상정돼 경영권 방어는 물론이고 롯데그룹의 안정을 위해서도 보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도 다툼의 여지가 있는 사건은 구속영장을 기각한다”며 “이번 사건 역시 70억 원을 놓고 대가관계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있었는지를 놓고 다툼의 여지가 있으니 보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이사 해임안건이 상정된 이상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에게 대등한 기회를 부여해 양쪽의 주장을 주주들이 듣고 의사결정을 해야한다”며 “법원과 검찰은 이 과정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주총에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석방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신 회장 측이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때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당시 경영권 분쟁이 끝나 이에 대해 사과하는 자리였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경영권 때문에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 측은 “신 회장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제 와서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이 사건 자체가 전형적 정경유착인 만큼 보석은 반드시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신 회장과 롯데그룹에게 중요하다 해도 형사재판에서 보석 여부를 판단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지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 회장 측이 주총 출석을 강조하는데 기본적으로 보석 판단에서 롯데그룹이 재계 5위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아서도,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서도 안 된다”며 “신 회장과 롯데그룹에게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지를 놓고는 재판부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신 회장 측은 당초 1심에서 법정구속된 점 자체가 잘못된 만큼 구속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다툼의 여지가 있는데 법정구속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본인이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뇌물공여 혐의 심리가 거의 끝나고 남은 건 경영비리 혐의 심리인 만큼 경영비리 혐의에서 검찰의 주장에 허점이 많다고도 주장했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경영비리 혐의 1심에서 검찰 기소의 대전제가 다 무너졌다”며 “그럼에도 계속 구속할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봐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속이 뇌물공여 혐의 때문이니 경영비리 혐의와 관련한 내용은 고려하지 않고 뇌물공여 혐의만 놓고 보석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이제 와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도망의 우려를 놓고 형사소송법 규칙과 여러 기준, 법원 예규 등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