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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
이해욱 부회장이 대림산업을 단순 시공회사에서 디벨로퍼(부동산개발회사)로 탈바꿈하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취임 후 지속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 역량을 강화해 왔다. 대림산업은 이 부회장 주도 아래 민자발전사업과 비즈니스호텔 분야로 발을 넓혀 왔는데 최근 조금씩 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의 비전인 디벨로퍼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가자”며 디벨로퍼를 향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도 지난 6일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디벨로퍼사업 위주로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벨로퍼 비전을 향한 전사적 노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은 2011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꾸준히 디벨로퍼 변신이라는 비전을 제시해 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디벨로퍼는 우리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13년 사업개발실을 신설해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디벨로퍼사업을 전담하도록 했다. 이 부회장은 디벨로퍼사업을 위해 관련 전문가 영입에 직접 나서며 공을 들였다.
이 부회장이 대림산업을 디벨로퍼로 변신하려는 이유는 대림산업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5.47%, 2012년 4.74%에서 2013년 0.40%로 급감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주하는 과정에서 원가율이 100%를 넘나드는 공사들을 수주한 것이 독이 됐다.
이 때문에 시공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개발부터 운영까지 직접 책임져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게 이 부회장의 복안이다.
대림산업의 디벨로퍼 비전은 단순히 택지개발과 분양을 하는 시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발전플랜트를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석유화학사업과 결합해 글로벌 디벨로퍼가 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시장에서 디벨로퍼는 특히 더 각광받는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신흥국가들은 발전플랜트와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위해 민간 디벨로퍼를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다. 대림산업이 주력하는 민자발전 분야는 공사규모도 크고 운영에 참여할 경우 전력판매로 장기간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6월 포천복합화력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첫 민자발전 프로젝트가 결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포천복합화력발전소 상업운전 성공과 호주 밀머란 석탄화력발전사업 운영 참여를 바탕으로 디벨로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부문간 협업체계 구축과 전문역량 확보로 사업개발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국내 디벨로퍼 변신을 위해 호텔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6일 여의도에 319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 ‘글래드호텔’을 개장했다. 예전 대림사옥을 리모델링해 만든 것이다.
대림산업은 앞으로 디벨로퍼로서 호텔 개발부터 시공, 운영까지 총괄해 호텔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고 한다. 대림계열사인 대림아이앤에스도 지난해 169실 규모의 세울스타즈호텔을 경매로 낙찰받아 호텔사업을 하고 있다.
대림그룹은 1차적으로 올해까지 2천 객실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4천 객실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4천 객실은 국내 최대호텔인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에 이어 3위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디벨로퍼 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발전소와 호텔사업 등이 본궤도에 오르면 대림산업이 600억~7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단기실적 회복 외에 이종사업간 시너지와 개발운영을 통한 지속적 성장구조 확립이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