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감독원과 벌이고 있는 분식회계 공방전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파트너사인 미국 바이오젠이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통지를 보내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한 징계 결정시기가 미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 공방전 장기화 가능성 높아져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18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통지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심의일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오전 “바이오젠으로부터 콜옵션 행사기한인 6월29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바이오젠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른 시일 안에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통지로 바이오젠의 콜옵션 실행이 공식화된 것이다.

이번 바이오젠의 콜옵션 실행 통지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간을 더 벌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바이오젠이 6월29일까지 콜옵션 행사 의지를 밝히면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를 실제 확인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받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감독원과 벌이고 있는 분식회계 공방전에서 장기전을 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꺼내들 ‘결정적 증거’들에 대항할 물리적 시간과 자료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96.4%를 들고 있고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 바이오젠은 ‘50%-1주’를 확보하게 되고 이사회는 동수로 구성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며 2015년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했고 이에 따라 1조9천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를 놓고 금융감독원은 1년여 간의 특별감리 끝에 ‘분식회계’라고 결론을 내렸고 1일 사전 조치통지서를 발송했다.

금융위원회는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되도록 5월 안에 감리위원회를 마치고 6월7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징계 안건을 처리하려고 했다.

이에 앞서 17일 오후 2시에 열렸던 1차 감리위원회는 자정을 넘겨 18일 새벽3시까지 진행됐다. 2차 감리위원회는 25일 오전 9시부터 금융감독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이 동시에 참여해 논박을 벌이는 대심제 형식으로 진행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기한이 6월29일까지이기에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종 징계를 7월 이후나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