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자동차담보대출을 놓고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시장 선두인 신한은행과 격차를 좁힐 채비를 갖추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자동차담보대출(오토론) 관련 브랜드인 ‘KB국민은행 매직카’를 전략상품으로 지목해 소비자 확보에 힘쓰면서 대출잔액 성장폭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자동차담보대출은 소비자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으로 자동차를 직접 산 뒤 계약기간에 원금과 이자를 금융회사에 갚는 대출상품을 말한다.
국민은행은 2018년 초부터 개별 지점장의 평가항목에 자동차담보대출을 포함하면서 관련 영업의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담보대출은 영업점의 목표 추진에 필요한 요인들을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에 교차판매지표로 쓰이는 정도였는데 지점장 평가항목에 추가되면서 영업 중요성도 더욱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국민은행은 3월 기준으로 자동차담보대출잔액 4176억 원을 확보했다. 2017년 12월보다 40.7% 증가했고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70.3% 늘었다.
국민은행은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윤성빈 선수를 KB국민은행 매직카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실적 상승세를 마케팅으로 뒷받침할 계획도 세웠다.
또 PC온라인과 모바일로 KB국민은행 매직카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동차담보대출시장에 주목하는 일차적 요소는 매우 높은 성장성”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생각해 앞으로도 관련 영업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전체 자동차담보대출 잔액 규모는 2017년에 20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2년 14조8천억 원보다 5조 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자동차담보대출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중고차 거래와도 맞물려 있어 앞으로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은행이 올해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임을 감안하면 자동차담보대출을 새로운 안정적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국민은행이 자동차담보대출을 확고한 수익원으로 굳히려면 시장을 선점한 신한은행의 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2010년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자동차담보대출 상품 ‘마이카 대출’을 내놓았다.
신한은행의 마이카 대출은 4월 초에 누적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5조 원을 넘어섰다. 신한은행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야구리그의 공식 타이틀 스폰서로서 리그 이름에 ‘MY CAR’를 집어넣는 등 시장의 주도권을 굳히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은행권 자동차담보대출시장에서 신한은행이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대출금리나 모바일 등에서 국민은행의 차별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영업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