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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왼쪽)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암초를 만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2018년 평창올림픽의 일부 종목을 다른 나라에서 분산해 개최하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양호 회장이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자 IOC위원을 노리는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 IOC,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가능성 언급
구닐라 린드버그 IOC 평창올림픽 조정위원장은 7일(현지시각)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리는 IOC총회를 앞두고 “다음 주 썰매종목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슬라이딩센터가 있는 후보지 12곳의 명단을 평창에 보낼 것”이라며 “평창이 3월말까지 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IOC가 올림픽 개최비용 절감을 위해 분산개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돼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6일 이번 IOC총회에서 ‘어젠다2020’이 확정되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의 일부 종목을 분산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젠다2020은 바흐 위원장의 IOC개혁 방안으로 올림픽 유치와 개최 비용절감을 위해 분산개최를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의 일부종목을 일본에서 치를 가능성이 대두됐다. 일부 언론은 썰매종목이 일본 나가노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IOC가 평창동계올림픽의 분산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평창올림픽 준비가 늦어지고 조직위원장이 교체되는 등 대회 파행을 우려한 IOC가 우리나라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취임한 바흐 위원장이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분산개최 의지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IOC는 8일과 9일 이틀동안 열리는 IOC총회에서 어젠다 2020 채택을 논의한다.
◆ 조양호, 분산개최 막을까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가능성에 대해서 조직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조 회장은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으로 유치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만큼 평창올림픽에 대한 애착이 크다.
조 회장은 7월 김진선 전 위원장이 사퇴한 후 조직위원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조 회장은 올해 개인적으로 꼽은 5대 뉴스 가운데 첫번째로 조직위원장이 된 것을 꼽았다.
조 회장은 5대 뉴스의 두 번째에 조직위원장 일을 시작한 것과 세 번째에 조직위원장으로 애쓰고 있는 것을 올려놓았다. 한진해운 인수와 흑자전환을 올해의 뉴스 4, 5위로 밀어낸 것은 그만큼 조 회장이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 만큼 평창동계올림픽의 분산개최는 조 회장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다. 조직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도 거세다.
신무철 조직위원회 홍보국장은 “분산개최는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며 “썰매 경기장인 슬라이딩센터를 포함해 신설 경기장이 모두 착공했다”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염동열 강원 국회의원협의회장, 강원도의회 의장단들은 지난달 “분산개최는 불가”하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문제는 조 회장이 차기 IOC위원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7월 IOC집행위원회에서 IOC위원에 도전했으나 선출되지 못했다. 그러나 국내 스포츠계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가장 유력한 IOC위원 후보로 조 회장을 꼽고 있다. 사실상 가장 IOC위원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회장이 IOC위원을 노리는 만큼 IOC의 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 회장은 바흐 위원장이 분산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어젠다2020이 확정되면 여러 방안이 생길 수 있다”며 “IOC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다소 유보적 입장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