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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렌트 손더스 액타비스CEO(왼쪽)가 17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데이비드 파이오트 앨러건 회장과 인수 합의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
미국의 보톡스 제조업체인 앨러건이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액타비스에 매각된다.
인수합병(M&A) 대금은 현금과 주식을 포함해 669억 달러로 올해 이뤄진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빅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액타비스가 앨러건을 현금과 주식 66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7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액타비스는 앨러건 주주들에게 주당 219달러를 현금과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14일 종가보다 약 10% 비싼 금액이다.
올해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인수금액은 통신업체 AT&T가 디렉TV를 인수하는 데 들인 485억 달러였다. 미국 최대 케이블업체 컴캐스트의 타임워너 인수금액은 450억 달러로 두 번째로 인수금액이 많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캐피털지수에 따르면 앨러건 인수금액은 미국 제약업계 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업계는 두 회사가 이번 인수합병으로 수십억 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본다. 최소 18억 달러의 시너지가 창출되고 17억 달러의 연구개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액타비스는 앨러건 인수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1년 안에 두 자릿수의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앨러건은 연간 1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해 왔다. 매출 가운데 32% 가량이 보톡스 관련 제품이다.
보톡스는 원래 상한 통조림 속 박테리아가 만들어 낸 보툴리눔 독소를 희석한 것이다. 안과의사였던 앨런 스콧이 1970년대에 안면 근육치료제로 개발한 뒤 1989년 미 식품의약품(FDA)으로부터 근육치료제로 사용 허가를 받았다.
앨러건은 보톡스 특허권을 스콧으로부터 450만 달러에 사들였다. FDA가 2002년 보톡스의 성형용 사용도 승인하자 앨러건은 말 그대로 ‘대박’을 맞았다.
앨러건은 보톡스를 주력상품으로 삼아 안과 관련 약품과 가슴 보형물, 속눈썹 성장 촉진제(라티쎄) 등 미용관련 의약품을 제조판매하기 시작했다. 2002년 당시 주당 24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앨러건 주가는 20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앨러건은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에 의해 적대적 인수합병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애크먼은 지난 4월 캐나다 제약회사 밸리언트와 함께 앨러건 인수에 나서 530억 달러의 가격을 제시했다. 그러나 앨러건은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애크먼은 앨러건의 지분을 9.7%까지 늘리고 이사회 장악을 시도했다. 앨러건은 애크먼을 고소하면서 맞서오다 이번에 액타비스를 선택했다.
포브스는 “앨러건이 연구개발(R&D) 을 통해 기업을 키워왔다면 밸리언트는 인수를 통해 제약업체의 약탈자로 성장해 온 회사”라며 “앨러건은 벨리언트가 회사를 인수한 뒤 현금만 빼낸 다음 연구개발 부분은 버릴 것을 우려했다”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