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증권가의 예상과 달리 한 달 넘게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공개와 이 부회장의 1심 재판결과 선고를 앞두고 있는데 그 결과가 향후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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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21일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0.13% 떨어진 234만2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2분기 실적발표회 직전인 7월20일 256만 원으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를 보였으나 그 뒤 한달동안 9%정도 하락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북한의 핵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휩싸여 하락세를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히지만 삼성전자가 사업전망과 경영활동 등을 놓고 안고 있는 불확실성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 주가 약세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의 악영향이 아직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영업이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마트폰사업의 완전한 실적반등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고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도 점치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 주주들은 갤럭시노트8 출시와 이 부회장의 재판결과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마침내 이런 악재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시장조사기관 SA의 조사결과 삼성전자가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8은 2분기에 1920만 대 판매되며 갤럭시S7의 같은 기간 출하량보다 28% 높은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을 구매하려던 대기수요가 갤럭시S8로 이동하며 발생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고 완전한 명예회복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려운 숫자인 만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출시가 스마트폰 명예회복에 마지막 기회로 꼽히는 만큼 소비자들에 좋은 반응을 얻어야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서 마침내 벗어날 수 있다고 봤다.
SA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의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에 가능한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갤럭시S8보다 흥행에 더 강력한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3일(한국시간 24일) 미국 뉴욕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8을 최초로 공개한다.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 부회장의 1심 선고공판 결과도 주가에 큰 변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여부는 삼성그룹에 상징적, 실질적으로 모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주요 전략적 결정을 그동안 총수일가가 담당해왔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은 모두 과거 검찰수사를 받은 뒤 유죄판결 여부와 관계없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도 재판결과가 나온 뒤 곧바로 복귀를 노릴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재판결과가 나올 경우 삼성전자 등 계열사는 이른 시일에 이 부회장의 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의사결정기구 구축 등의 대책을 더 구체적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변화는 그동안 계속됐던 경영공백 가능성과 불확실성을 줄여 주가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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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52조 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낸 뒤 내년에는 60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보며 가파른 실적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주가가 현재 실적전망에 비해 저평가돼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주가흐름에 영향을 주는 악재들을 모두 해결한다면 충분히 상승세를 되찾을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지난 1년 동안 두 건의 커다란 악재를 만나 고전하다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며 “근본적인 사업가치에는 타격을 받지 않은 만큼 충분히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전문지 포천도 “삼성전자 주가는 북한 무력도발 등 최근의 상황에도 비교적 하락폭을 최소화하며 악영향을 대부분 피했다”며 “주주들에 충분한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분석기관 에프엔가이드가 종합한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약 295만 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주가보다 약 26%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