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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 셀트리온 주가상승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는 서정진 회장 입장에서는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 셀트리온 소액주주들, 코스피 이전상장 요구
셀트리온 관계자는 9일 “소액주주들이 보낸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동의서’를 접수하고 내부에서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는 최근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 동의서를 받아 셀트리온 측에 전달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는 9일 임시주총 소집을 위한 이메일 동의서 접수가 1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셀트리온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스닥의 공매도 세력 때문에 셀트리온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을 놓고 코스닥보다 코스피가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에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이전상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 코스피200지수에 특례편입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200지수란 거래소가 한국을 대표하는 200개 종목을 선정해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을 반영할 수 있도록 만든 지수다.
상장 뒤 15매매일 동안 시가총액이 보통주 종목 가운데 상위 50위 이내이면 코스피 200지수에 특례편입이 가능한데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현재 13조4천억 수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순위 25위 안에 들 수 있다.
코스피200지수에 맞춰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의 규모는 25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펀드자금이 셀트리온 주식을 자동으로 사게 돼 수급 면에서 유리하다.
최근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카카오도 코스피200에 편입됐고 카카오뱅크 흥행과 더불어 주가가 10%가량 상승했다.
◆ 서정진, 소액주주 요구 받아들일까
셀트리온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하는데 자기자본이나 실적 등 자격요건은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서정진 회장이 소액주주들의 이전상장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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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7월28일 한국거래소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코스닥 신규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독점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3.86%를 보유하고 있으며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19.68%를 소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6.18%도 들고 있는데 셀트리온과 셀트리오헬스케어 사이에 지분관계는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서 회장이 셀트리오헬스케어를 통해 회사이익을 개인적으로 얻고 있다고 판단하고 제제를 내리게 되면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셀트리온의 기업가치가 오르는 것은 합병을 염두해두고 있는 서 회장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율(36.18%)이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셀트리온 지분율(19.68%)보다 높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거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업가치가 낮아질수록 두 회사의 합병이후 서 회장의 지배력이 낮아진다.
셀트리온이 ‘코스닥 대장주’이기에 코스피로 이전상장하게 되면 코스닥의 가치평가절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는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코스닥의 자존심 문제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만류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에게는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거부하는 좋은 명분이 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놓고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를 기점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