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걸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대표이사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정책으로 성장동력을 찾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전기를 시작으로 전력요금 인상이 확산되면 현대일렉트릭의 신사업인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수요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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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걸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 대표이사. |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전력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전력소비효율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며 “국내 에너지관리시스템부문에서 선두적인 지위에 올라있는 현대일렉트릭이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일렉트릭은 올해 4월 현대중공업에서 분리돼 별도법인이 된 전기전자기업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산업용전기 요금체계를 바꾸고 전력을 많이 쓰는 산업구조도 개선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까지 산업용뿐 아니라 주택용 등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기 위해 ‘전기요금체계 개편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안이 포함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르면 2019년부터 산업용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다.
한국전력은 심야나 주말처럼 상대적으로 전력소비가 적은 경부하시간대에 전기를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을 할인해주고 있는데 이런 할인율을 대폭 축소할 수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경부하요금 할인율을 10% 줄일 때마다 한국전력의 판매수입이 6542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기업이 전기세로 써야 하는 금액이 수천억 원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주영걸 대표의 성장동력 육성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주영걸 대표는 2014년 말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 사업본부 총괄책임자로 올랐을 때부터 에너지관리시스템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오일과 가스 등 해양플랜트와 통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스마트십 관련 기자재를 개발하고 건물과 공장 등에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을 성장동력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관리시스템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극적제어와 관리기능을 더한 것을 말한다. 국내 에너지관리시스템시장은 전기요금을 줄이려는 기업수요에 따라 2021년까지 연평균 35%씩 성장할 것으로 NH투자증권은 바라봤다.
현대일렉트릭은 에너지관리시스템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키워내기 위해 ‘인티그릭(INTEGRICT)’이라는 브랜드를 세우고 올해 세계 최대규모의 산업기술박람회에서 홍보하는 등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특히 선박 관련 에너지관리시스템에 두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 연구원은 “에너지관리시스템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어시스템 등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경험치”라며 "현대일렉트릭이 현대중공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선박 에너지관리시스템으로 외형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선박 한 대에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약 6억 원이 드는데 이 비용은 4년 정도에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연간 150척~200여 척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어 여기에만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설치해도 현대일렉트릭이 연간 1천억 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