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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2017년 4월 5일 인보사의 생산라인이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찾아 인보사 개발에 대한 소회와 기대감을 밝히고 있다. |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근본적치료제(DMOAD) 획득에 실패하고 투여대상도 제한적인 것이 알려지자 ‘절반의 성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급락했다.
◆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판매 허가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등이 지속하는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보사 판매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인보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로 국내 29번째 신약이 됐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다. 퇴행성관절염이란 사람이 나이가 들어 뼈를 보호하는 물렁뼈(연골)이 닳아 없어진 경우 뼈와 뼈가 만나는 무릎 등의 관절이 아프거나 염증이 생기는 질병인데 인보사는 이를 치료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인보사는 손가락이 여섯 개인 다지증(육손) 환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의약품이다. 다지증 환자의 여섯 번째 손가락을 절단하면서 채취한 관절·연골세포를 배양하고 일부 세포에 성장인자유전자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인보사는 특히 수술없이 주사 한방으로 최소 1년 이상 관절염의 통증을 없애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방안은 약물치료, 수술, 보조기구 장착 등이 있는데 현재까지 수술만이 실질적인 치료효과가 있다. 그러나 수술은 재활기간과 높은 비용이 들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 아니기에 인보사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9월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영업은 코오롱제약과 한국먼디파마가 맡는다. 코오롱제약은 지역병원대상 영업을 맡고 먼디파마는 종합, 대학병원 및 정형외과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 시장 기대에는 부족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로 대성공을 할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보사를 근본적치료제 획득을 목표로 개발해왔는데 이번에 근본적치료제 획득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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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
인보사는 주사를 통해 퇴행성관절염의 없어진 연골이 다시 재생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고 통증완화를 넘어 근본적 치료도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은 임상과정에서 실시한 자기공명장치(MRI) 결과에서 이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임상구조를 통증완화와 관절기능개선에만 초점을 맞춰 설계해 연골재생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인보사가 근본적치료제가 되려면 임상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 대상자도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환자로 한정됐다. 방사선학적으로 골관절염의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은 총 4단계(의심, 경증, 중등도, 중증)인데 인보사는 중등도 환자로 치료가 한정돼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보다 우선순위가 밀리게 됐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인보사 보험급여 약값산정에서 불리한 요소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인보사의 1회 접종가격은 400만~500만 원으로 예상됐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려면 보험급여 적용이 필수적인 셈이다.
인보사가 보험급여 약물로 선정되고 가격을 최대한 높게 받을수록 코오롱생명과학 실적에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이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허가를 놓고 ‘대성공’을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전날보다 2만7700원(15.84%)급락한 14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