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조건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까?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7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조건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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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 관계자는 “부행장 등 임원급이 참석하는 주주협의회가 7일 열릴 예정”이라며 “상표권 사용조건과 관련해 몇가지 안을 놓고 논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채권단, 더블스타 등과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조건을 놓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 새로운 제안을 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금융업계는 채권단이 7일 주주협의회에서 상표권 사용조건으로 '12년6개월 의무사용'을 기본으로 놓고 사용료로 매출액의 0.5%와 0.35%를 지급하는 방안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조건으로 더블스타는 5년 의무사용에 15년 추가사용, 사용료로 매출액의 0.2%를 원하고 있지만 박 회장 측은 20년 의무사용에 사용료로 매출액의 0.5%를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은 사용기간을 더블스타와 박 회장 측의 절충안인 12년6개월 의무사용으로 정해놓고 사용료율 조정을 통해 최선의 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사용료로 매출액의 0.5%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박 회장 측이 애초 매출액의 0.5%를 요구한 만큼 채권단이 0.5%를 제시할 경우 박 회장 측은 채권단의 제안을 거절할 명분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비용이 부담일 수 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금호타이어의 이자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상표권 사용비용을 보전해 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호타이어의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채권단은 1년에 90억 원가량(매출 3조 원x0.3%)을 더블스타에 보전해줘야 한다. 이를 전체기간으로 확장하면 채권단은 12년6개월 동안 1125억 원가량을 부담하게 된다.
문제는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매각된 뒤 경영이 정상화해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블스타는 현재 세계 타이어회사 순위 34위 수준인데 14위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순위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 타이어시장에서 7위인 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보다 매출이 지난해 기준으로 2배 이상 많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인수된 뒤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한국타이어 수준으로 매출이 늘어난다고 단순히 가정하면 채권단은 12년6개월 동안 2천억 원 이상을 더블스타에 상표권 사용비용으로 보전해줘야 한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9550억에 인수하기로 했다. 그 가운데 20% 이상을 다시 더블스타에 돌려주게 되는 셈인 만큼 0.5%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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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그렇다고 채권단이 0.35%를 선택하자니 더블스타에 보전해줘야 할 자금부담은 줄어들지만 박 회장 측에 시간을 제공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될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할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는 매각무산을 전제로 하고 있어 박 회장 측이 다시 한번 0.5%를 주장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더블스타와 매각이 무산되는 것은 채권단 입장에서도 큰 부담인 만큼 채권단은 최대한 매각을 성사하기 위해 다시 한번 사용료율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박 회장에게 시간이 주어질 경우 정치권 움직임이 변할 수 있다는 점도 채권단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은 불공정한 매각절차를 중단하고 광주·전남의 지역여론을 수렴해 새로운 매각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근 광주를 찾아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관련내용을 문자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야당인 국민의당이 주로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는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합류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