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가 세균덩어리 과자를 유통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가 된 제품들은 유기농임을 내세운 것들이어서 비난이 더욱 빗발치고 있다.
장완수 크라운제과 대표는 올해 초 직원들에게 보낸 CEO 윤리경영 메시지에서 ‘고객과 시장이 신뢰하는 윤리경영’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질소과자 논란에 이어 세균과자 오명까지 얻게 돼 윤리경영에 먹칠을 하게 됐다.
|
|
|
▲ 장완수 크라운제과 대표 |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은 9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크라운제과 생산담당 신모씨 등 임직원 3명을 구속기소하고 공장장 김모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기농 웨하스’와 ‘유기농 초코웨하스’ 등 2개 제품에 대해 자가 품질검사를 통해 기준치 이상의 미생물과 식중독균 검출을 확인하고도 2009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5년 동안 31억 원어치 제품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제품에서 검출된 세균은 기준치보다 최고 280배나 높았으며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식품회사는 자체적 품질검사에서 부적합한 결과가 나오면 전량회수 혹은 폐기조치한 뒤 반드시 식약처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특히 크라운제과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지난달 26일 유기농 웨하스 제품 전량을 자진회수하는 것처럼 홍보해 물의를 빚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크라운제과의 충북 진천공장에서 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배관구조 등 설비문제로 제대로 청소하지 않아 세균이 증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10일 식중독균이 검출된 과자를 판매했다는 논란에 "고의적으로 세균검출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크라운제과는 "해당 제품들은 유기농제품들이다보니 일반제품들보다 더 철저히 관리한다"며 "모든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기준치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치를 취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유기농웨하스 제품 전량을 자진회수했다고 해명했다.
크라운제과는 "미생물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2013년 11월28일 이후 출시한 제품 가운데 일부 제품이지만 고객여러분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5년 동안 유기농 웨하스와 유기농 초코웨하스를 모두 70억여 원 어치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발된 분량은 이 가운데 31억 원 상당으로 약 100만 상자에 이른다.
|
|
|
▲ 크라운제과 유기농웨하스 |
두 제품은 영유아용 간식거리로 특히 인기가 높았다. 크라운제과는 그 동안 이들 제품을 판매하면서 유기농식품임을 강조해 왔다. 유기농 원료만을 사용해 만들었다고 홍보한 것은 물론이고 제품명에도 이를 반영했다.
크라운제과는 롯데, 오리온 등과 함께 국내 과자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자회사인 해태제과까지 포함하면 국내 빅3 과자업체 중 하나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유기농 제품은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아 관리에 조금만 소홀해도 위생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유명 회사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돼 소비자 불신이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