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멕시코의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미국으로 일부 이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에 화답하려는 것이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신규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주요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의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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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삼성전자는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가 기존에 사용하던 공장을 사들인 뒤 이를 가전제품 생산시설로 바꾸는 데 모두 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새 공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등 생활가전제품을 주로 생산해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에 멕시코 가전공장의 설비를 일부 이전해올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꾸준히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을 강조하며 글로벌기업에 미국 생산공장 건설을 유도하자 삼성전자도 적극 화답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등을 떠밀린 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며 미국에 수출하는 대부분의 제품을 멕시코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사실상 위협을 가했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가 미국 가전공장 설립을 검토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이를 개인 트위터에 인용하며 “삼성전자, 고맙다”라고 못을 박은 적도 있다.
LG전자는 이미 미국 신규 가전공장 부지를 테네시주로 확정하고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공장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에 반덤핑과세를 부과받는 등 점점 강력한 압박에 놓이고 있다. 미국정부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