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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철, 오너 리스크로 꽉 막힌 오리온 숨통 틔울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7-06-05 12: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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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인철, 오너 리스크로 꽉 막힌 오리온 숨통 틔울까  
▲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허인철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을 떠나 오리온그룹에 합류한 지 3년이 다 돼간다.

허 부회장은 처음 구원투수로 투입될 때만 하더라도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을 받았지만 3년 동안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 오너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허 부회장이 오리온그룹의 지주사역할을 할 오리온홀딩스 대표로 선임되면서 앞으로 그룹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그룹은 제과에 치중됐던 사업구조를 식품까지 확장하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허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부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은 최근 신사업 투자와 자회사 관리를 전담할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 식품 제조 및 판매사인 오리온으로 인적분할했다.

오리온그룹은 "핵심사업에 효율적으로 투자해 책임경영체제 기반을 확보하고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허 부회장은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1997년에 신세계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사장 등을 지냈다. 2011년 신세계를 신세계와 이마트로 분할해 신세계의 변신을 이끌었으며 월마트코리아와 센트럴시티 등 굵직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허 부회장이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에 적임자라고 오리온그룹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허 부회장이 지난 3년 동안 오리온을 안정적으로 경영하면서 담 회장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허 부회장이 전공을 살려 식품회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리온은 간편가정식(HMR)과 음료사업에 진출하며 종합식품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농협중앙회와 함께 가정간편식 합작공장을 짓고 있으며 같은해 11월 제주용암수를 인수해 음료사업을 강화했다. 2017년 안에 3천억 원을 투자해 제주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음료공장도 착공하기로 했다.

오리온그룹은 2015년 허 부회장의 주도로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했다. 홈플러스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가 워낙 거액을 불러 오리온그룹이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허 부회장은 2014년 7월 오리온그룹에 합류했다. 2013년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오리온과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 국내 제과업계 빅3 가운데 유일하게 뒷걸음질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허 부회장은 취임 뒤 ‘착한포장’을 앞세워 국내 과자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동결해 판매한 것이다. 포카칩과 초코파이 등 인지도 있는 기존 제품들이 가격은 동결하고 양을 늘렸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렸다.

오리온그룹의 조직쇄신 작업에도 적극 나섰다. 회장실을 폐쇄하고 조직 규모도 줄였다. 오리온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을 합병하면서 해외법인의 지배구조를 간소화했고 비용도 줄였다.

허 부회장이 오리온에 영입된 지 1년 만인 2015년 7월 기준으로 오리온 임원의 절반 가까이가 교체됐다. 등기와 미등기 임원 17명 가운데 5명이 교체됐는데 사외이사 2명과 감사 1명,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등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임원의 절반이 물갈이된 것이다.

담 회장의 지분율이 53.3%였던 아이팩까지 합병해 ‘일감몰아주기’ ‘고배당’ 등의 논란도 잠재웠다. 아이팩은 담 회장이 2011년 구속된 뒤 재판과정에서 개인회사로 알려진 곳으로 거액의 배당으로 눈총을 받아왔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에 초과이익분배금(PS)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데 힘쓰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PS는 오리온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로 허 부회장이 취임한 뒤 이익금을 직원들에게 나누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금액과 상관없이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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