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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응웬 푸 쫑(Nguyen Phu Trong) 베트남 당 서기장이 1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투자승인서 전달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중인 베트남 최고 지도자 응웬 푸 쫑 당 서기장을 만났다.
삼성그룹이 베트남 최대 투자기업으로 떠오르자 베트남 정부가 이 부회장과 직접 만나 협력 강화 모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이재용, 서초사옥에서 베트남 서기장과 면담
응웬 푸 쫑 당 서기장이 방한 첫날인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만났다.
이날 쫑 서기장의 영접은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이 직접 맡았다. 1층 로비에서 베트남 출신 여직원과 함께 기다리고 있던 신 사장은 쫑 서기장이 들어오자 꽃다발과 함께 환영 인사를 건넸다.
쫑 서기장은 인사 후 자리를 옮겨 이 부회장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신 사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 등도 함께했다.
면담은 약 1시간 가량 이어졌다. 쫑 서기장은 오후6시10분께 로비로 나왔고 이 부회장과 신 사장 등 회동에 참석한 삼성전자 임원들이 직접 배웅에 나섰다.
신 사장은 “이번 쫑 서기장의 방문이 삼성과 베트남의 관계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쫑 당 서기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4일까지 한국을 찾는데 첫 비공식 일정으로 이 부회장과 회동을 선택했다.
쫑 당 서기장은 이 부회장과 만나 삼성이 그동안 베트남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향후 투자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쫑 당 서기장은 삼성전자 베트남 호찌민 가전공장 투자승인서 전달식에도 참석했다. 쫑 당 서기장은 이 부회장에게 투자승인서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해외기업을 찾아 투자승인서를 직접 전달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재계는 삼성이 최근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하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삼성의 투자로 신규 고용창출과 수출증가 등 베트남경제에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베트남정부가 삼성을 예우하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가전공장은 호찌민 동부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에 들어선다. 이곳에 총 10억 달러를 들여 2017년까지 에어컨과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가전공장을 짓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베트남정부는 삼성전자 가전공장에 대해 앞으로 6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4년 동안 5%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등 지원책 마련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의 최대 생산거점으로 부상하는 베트남
삼성그룹은 베트남을 수출 전진기지로 삼으며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8년 25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북부 박닝성 옌퐁공단에 휴대폰 생산1공장을 건설해 운영 중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휴대폰은 연간 1억2천만 대로 지난해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18%를 차지했다.
지난해 20억 달러를 들여 건설한 박닝성 인근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의 휴대폰 생산2공장도 내년 초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 경우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삼성전자 휴대폰은 2억4천만 대로 늘어나 삼성전자 전체 휴대폰 생산량의 60%나 차지하게 된다. 베트남이 삼성전자의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가 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박닝성에 휴대폰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기도 타이응우옌성에 12억3천만 달러를 들여 휴대폰 부품공장을 세웠는데 이 공장은 올 4분기부터 가동된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제일기획 등 10곳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삼성중공업도 베트남 조선소 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삼성그룹의 베트남 진출 러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