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중형선박 건조의 경쟁력을 앞세워 올해 수주를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부진에 따라 내년까지 실적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28일 “국내 조선사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현대미포조선의 중형선박 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에 따라 신규수주에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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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사장. |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석유화학제품운반선 5척과 기타선박 6척 등 모두 11척의 일감을 따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모두 4억8천만 달러를 새로 수주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신규수주가 10배 늘어났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경기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면서 석유제품운반선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이 선박들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집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원화강세가 신규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6%가량 내렸는데 하반기에도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강세가 지속될수록 선박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며 “선주들이 선가가 오르기 전에 선박발주를 서두르는 점을 감안할 때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원가를 산출할 때 원화를 사용한다. 선박의 설계와 주요 기자재들이 국산화되어있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원화로 계산된 선가에 환율을 곱해 수주선가를 산출한다. 원화가 강세를 보일수록 선주들이 지불해야 하는 달러가 늘어나게 될 수밖에 없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수주가뭄을 겪은 영향을 받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실적이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9억1300만 달러의 일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2015년보다 신규수주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수주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이상 적어도 1년반가량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병희 연구원은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매출 3조2123억 원, 영업이익 1296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23.9%, 영업이익은 37.5%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