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브로드컴, 대만 TSMC 등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들이 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기술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전문기업에서 시스템반도체까지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며 강력한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어 반도체업계 최고의 ‘롤모델’로 꼽힌다.
|
|
|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
23일 외신을 종합하면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시장 성장전망치를 기존 7.2%에서 12.3%로 대폭 높였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확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는 기술 차별화가 어렵고 시장규모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그동안 소모품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됐다. 결국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구동성능 차이는 시스템반도체인 프로세서의 설계능력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발달과 콘텐츠의 고사양화로 대량의 메모리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사업분야가 늘어나며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주요 시스템반도체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외부업체와 협력하거나 자체적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메모리반도체를 확보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등 신산업분야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기업들이 제품을 완전한 솔루션 형태로 공급하는 형태가 늘어나며 메모리반도체의 수급도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자율주행 솔루션에 미국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를 공급받아 적용한다. 자율주행 기술구현에는 시스템반도체뿐 아니라 고성능 메모리반도체도 필수적이다.
인텔의 경우 자체개발한 차세대 반도체기술 ‘크로스포인트’를 적용한 SSD ‘옵테인’ 메모리를 선보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서버용 메모리반도체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예고했다.
옵테인 메모리는 기존의 SSD보다 구동속도가 빨라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서버에 적합하다.
옵테인 메모리는 인텔의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에서만 동작한다. 인텔의 서버용 프로세서와 옵테인 메모리를 고객사에 서버용 솔루션 형태로 함께 공급하면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옵테인 메모리의 경쟁력이 인정받아 자율주행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할 경우 인텔의 자율주행반도체 사업진출을 앞당길 수 있는 시너지도 예상된다.
인텔은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옵테인 메모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론과 협력해 약점을 극복했다. 마이크론을 완전히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는 업계의 관측도 나온다.
메모리반도체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최근 활발히 논의중인 도시바 낸드플래시 인수전에서도 나타난다. 브로드컴과 대만 TSMC 등 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
|
|
▲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솔루션. |
브로드컴은 통신반도체 전문기업으로 낸드플래시 기술을 확보할 경우 서버와 자동차, 스마트폰 고객사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낸드플래시의 공급부족이 향후 수년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 역시 도시바 반도체사업을 확보할 경우 안정적인 낸드플래시 수급을 노리는 엔비디아와 애플 등 주요고객사에 협력을 더 강화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에서 모두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기업에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 향후 시스템반도체 사업분야를 확대할 경우 메모리반도체와 시너지가 강력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를 모두 갖춰 이를 다양한 고객사에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분야에서 이런 형태의 수요가 급증하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