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의 미래를 위한 전략을 펼치기보다 자금회수와 단기적인 수익을 거두는 데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2016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200원을 배당한다. 배당성향은 137.8%로 2015년 40.1%보다 97.7%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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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 |
지난해 순이익 128억보다 큰 204억 원을 배당하는데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이 154억 원을 받는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의 지분 75.34%를 소유하고 있다.
다른 생명보험사들이 2016년 배당규모를 줄인 것과 비교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은 지난해 순이익이 2015년보다 감소한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에 대비해 내부유보금을 늘리기 위해 주당 배당금액과 배당성향을 모두 전년보다 낮췄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감소율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컸는데도 배당성향을 높인 것은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자금회수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안방보험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생명 대주주 승인을 받은 2015년 6월 이후 574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았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148억 원을 냈는데 2015년보다 90.78% 줄었다.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큰 감소율이다. 저축성보험을 앞세워 덩치는 늘어났지만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연루되면서 3176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이 이런 회사 상황을 감안해 임원들의 2016년 성과급을 0원으로 정한 점도 이번 배당결정이 안방보험을 위한 ‘배당잔치’라는 의혹에 힘을 실어준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의 전략에 따라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들과 달리 저축성보험 비중을 늘리는 등 덩치 늘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동양생명이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연루된 이유 역시 위험을 감수하고도 운용자산수익률을 높여야 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저축성보험 고객에게 내줘야 하는 보장금리와 동양생명의 운용자산수익률 사이의 차이만큼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쌓아야하는 만큼 운용자산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 대출규모를 늘렸다는 것이다.
안방보험은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과 관련해 동양생명의 전 최대주주인 ‘보고펀드’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뒤 1년 반 동안 육류담보대출을 꾸준히 늘려왔으면서도 그 책임을 피하려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은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통해 펼치고 있는 전략에 여전히 의구심을 품는다. 동양생명 주가는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이 알려진 뒤 급락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동양생명 주가는 30일 기준 1만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이 알려지기 직전인 지난해 12월27일(1만3700원)과 비교하면 24.8% 떨어졌다.
안방보험은 유상증자를 통해 동양생명에 5283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지원했지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는 2020년까지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계속 지원할 의지가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사를 이용해 자금회수와 단기적인 수익을 거둔 뒤 발을 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