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8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에 타격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외국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다.
애플은 올해 갤럭시S8과 유사한 디자인의 고가 아이폰 신모델 흥행에 성공하며 시장지배력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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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천은 31일 “갤럭시S8이 올해 아이폰 신제품을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증권사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애플의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최초로 공개한 29일 미국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44.12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아이폰의 판매전망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준 셈이다.
애플 주가는 최근 3개월동안 116달러에서 144달러까지 오르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이 이전작보다 강력한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천은 “갤럭시S8에 적용된 변화는 대부분 올해 아이폰 신제품에도 예상되는 것들”이라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소프트웨어에서 우위를 점한 아이폰이 승기를 잡을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제품 앞면 대부분을 화면으로 채운 ‘인피니트 디스플레이’와 곡면화면을 탑재했다. 올해 애플이 내놓을 아이폰 고가모델에도 유사한 디자인 적용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증권사 코웬앤컴퍼니는 “애플이 올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내놓을 새 모델은 갤럭시S8과 유사하지만 성능이 더 높은 프로세서와 대규모 인터페이스 개선이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는 애플의 최고 흥행작으로 꼽혔던 아이폰6의 대규모 교체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 출시된 아이폰6 시리즈는 처음으로 5인치 이상의 화면을 탑재해 전 세계에서 크게 흥행했다. 이후 출시된 아이폰6S와 아이폰7은 유사한 디자인을 적용해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대부분의 아이폰6 구매자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평균 교체주기인 2~3년을 맞고 있어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에 대규모 변화를 적용해 내놓을 경우 대규모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무라증권은 애플이 출시하는 아이폰 고가모델이 1천 달러 이상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지만 연간 9천만 대의 판매량을 올리며 흥행할 것으로 추정했다.
애플은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를 적용한 고가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이며 디자인과 성능변화가 크지 않은 아이폰7S를 별도로 출시해 점유율도 방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애플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로 꼽히지만 갤럭시S8로 아이폰 신제품을 추격하기에는 숨이 가쁠 것”이라고 내다봤다.
KGI증권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 신제품에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아져 갤럭시S8과 비교한 뒤 구매하기 위해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는 대기수요도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판매를 이전작보다 1개월 가량 늦춘 상황에서 초반 흥행에 추가적인 악재를 만난 셈이다.
잭도리서치는 “갤럭시S8의 사실상 최대 경쟁작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폰이 아니라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 신제품”이라며 “앞으로 몇달 동안 판매확대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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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8'. |
삼성전자가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된 뒤 갤럭시S8의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빠른 소프트웨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자체개발 음성서비스 ‘빅스비’를 탑재해 아이폰 ‘시리’의 대항마로 내밀었다. 다양한 언어의 지원과 성능개선을 올해 안에 최대한 많이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외국언론들이 아직 빅스비에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에서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충분한 발전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갤럭시S8의 판매에 고전할 공산이 있다.
소비자평가지 트러스티드리뷰는 “빅스비가 지원하는 언어와 앱이 아직 턱없이 적어 아쉽다”며 “삼성전자가 이를 꾸준히 발전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