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대거 선보인다.
이제 일본 토요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지만 판매확대와 고급화 등의 과제는 여전히 무겁다.
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선두주자’ 토요타와 같은 수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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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재 미국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니로 하이브리드, K5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팔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아이오닉과 니로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은 모두 8종으로 늘어난다.
토요타도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 프라임을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제품군이 8종에 이른다.
토요타가 미국에서 팔고 있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프리우스 리프트백, 프리우스 C, 프리우스 V, 라브4 하이브리드, 캠리 하이브리드, 아발론 하이브리드,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등이 있다.
‘하이브리드 후발주자’ 현대기아차가 토요타 추격에 나선 지 올해로 8년 만에 하이브리드 제품 수에서 토요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현대차는 2009년 아반떼 LPi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진입했다. 토요타가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 1세대를 선보인 지 12년만이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의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갖추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현대차의 첫 하이브리드차인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시된 이후 4년 동안 불과 1만3천여 대가 팔리면서 2013년 말에 단종됐다.
토요타가 프리우스 1세대에 가솔린 엔진을 적용한 반면 현대차는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에 LPG엔진을 적용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LPG 엔진은 충전이 불편했고 공인연비와 실제연비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이 실패한 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기술을 적극적으로 양산차에 적용하면서 토요타를 추격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비율은 5대5인 반면 토요타의 경우 프리우스 프라임을 제외한 7종이 하이브리드차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아이오닉, 니로 등 신차가 회사의 하이브리드차 기술력을 놓고 신뢰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의 조사결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은 복합연비 58MPG를 기록하면서 복합연비 56MPG인 신형 프리우스를 제쳤다.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1회 충전 시 전기차 주행모드로 46km까지 달리 수 있어 40km 정도를 가는 프리우스 프라임을 앞섰다.
소형SUV 니로의 토요타 경쟁차로 소형해치백 프리우스C, 준중형왜건 프리우스V가 꼽힌다. 프리우스C와 프리우스V의 신형모델이 출시되지 않은 만큼 니로가 신차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SUV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니로 판매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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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아이오닉'. |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28종을 출시해 글로벌 친환경차시장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친환경차시장 1위 토요타와 제품 수 차이를 줄이고 있지만 판매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4만 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토요타의 경우 프리우스 리프트백 단 한종만 해도 11만 대가 넘게 팔렸다. 라브4 하이브리드가 2만2천 대, 캠리 하이브리드가 2만 대 등 하이브리드 전 차종이 고른 판매실적을 냈다.
토요타는 또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를 통해 고급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리면서 현대기아차를 따돌리고 있다.
렉서스는 전 세계 고급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고 있다. 렉서스는 중형 ES, 준중형 NX, 대형 LS, 스포츠카 RC 등 폭넓은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경우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전기차를 출시해 친환경차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2020년까지 첫번째 전기차를 선보이고 2025년까지 총 3종류의 전기차를 내놓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