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엔비디아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악재, "중국 키운다" 비판 나와

▲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고사양 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악영향으로 이어지고 중국의 기술 발전을 자극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엔비디아 로고와 중국 오성홍기 이미지.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가 한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반면 중국의 기술 발전에는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판매 감소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중국은 이를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계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각) 정책전문지 더디플로맷은 “미국 정부의 엄격한 인공지능 반도체 규제가 한국 거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디플로맷은 한국이 미국 입장에서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핵심 반도체 공급망이라고 평가하며 수출 규제 정책은 오히려 타격을 입히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엔비디아나 AMD 등 기업이 중국에 최고 성능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중국이 이를 군사 기술 발전에 쓸 가능성을 우려해 비교적 낮은 사양의 반도체만 수출하도록 하고 이마저도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조치를 내린 것이다.

더디플로맷은 이런 규제의 여파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한다. 해당 부품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연히 엔비디아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판매하기 어려워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디플로맷은 거대한 중국 시장에 엔비디아의 접근이 차단된다면 당연히 HBM 시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미국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발전을 유도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중국이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수입하기 어려워지자 이를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생산하려는 노력에 힘을 실으며 점차 역량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910B’가 엔비디아의 A100 인공지능 반도체를 대체할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평가가 근거로 제시됐다.
 
미국의 엔비디아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악재, "중국 키운다" 비판 나와

▲ 화웨이 '어센드'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서버용 제품. <연합뉴스>

바이두와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자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로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하는 흐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디플로맷은 결국 이러한 추세가 한국에 중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

중국이 자체 기술을 발전시켜 미국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 의존을 낮출수록 한국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은 줄어드는 셈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고사양 D램과 낸드플래시, HBM 기술마저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정부에서 막대한 금전적 지원을 받아 기술 발전과 생산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방식이다.

더디플로맷은 “중국 중심의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한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은 고립될 수 있다”며 “미국의 정책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게 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가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기에는 효과적이지 않은 방법이라는 여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디플로맷은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도 엔비디아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에 의존하도록 하는 일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는 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이 일괄적 수출 규제보다 효과적 대응 방법을 고심하는 일이 한국 반도체 업계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분한 연구개발 예산을 확보해 중국 경쟁사의 추격을 막고 메모리반도체 기술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더디플로맷은 “한국에게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유지는 국가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은 중국이 미래 디지털 산업의 중심에 자리잡는 일을 견제하기 위해 기술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