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국내 유일의 원양국적해운사로서 현대상선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게 됐다.
현대상선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한진해운 자산을 흡수하고 있는데 한진해운의 모항이었던 부산신항 한진터미널 인수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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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
정부는 17일 한진해운이 파산선고를 받은 데 따른 후속조치로 선사나 터미널운영사 등이 터미널 등 자산매입에 나서는 경우 공동 지분투자를 통해 선사 등을 지원하는 ‘글로벌해양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31일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이어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한진해운 자산 가운데 남은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을 현대상선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은 아직 국내에 전용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전용터미널이 있으면 하역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대상선이 인수에 나설 경우 ‘글로벌 해양펀드’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해양펀드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구성하는 프로젝트펀드인데 공동지분투자를 통해 선사 등의 터미널 등 자산인수를 지원하게 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아직 글로벌해양펀드에 부산신항만 지분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지분인수 의지를 밝히면 펀드에서 수익성을 검토해 지분인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한진해운 자산을 흡수해온 만큼 부산신항 한진터미널도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해운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이며 현대상선을 지원하고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14일 본사사옥에서 간담회를 열어 부산신항 한진터미널 인수를 놓고 “현재 여러 방안을 모색 중에 있으며 윤곽이 잡히면 말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은 한진해운이 공격적으로 투자해 2009년 개장한 해운터미널이다. 부산 신항 5개 부두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회사 한진이 운영하는 터미널로 한진해운의 모항이기도 했다.
정부는 부산신항 터미널 전부를 해외업체에 넘겨주진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국내선사나 운영사 등이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을 인수할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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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신항만 한진터미널 모습. |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의 지분은 한진이 50%+1주, 사모펀드가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지분을 인수한다면 사모펀드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지금까지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한진해운의 자산을 대부분 흡수해왔다.
현대상선은 올해 한국선박해양을 통해 75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동안 정부에게 1조2500억 원을 지원받는 셈이 된다.
지난해 8월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에 2천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에서 한진해운 자산인수를 위해 3천억 원을 지원받았다.
현대상선은 정부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아 16일 한진해운의 자회사인 한진퍼시픽(HPC)을 인수했다. 한진퍼시픽은 일본의 동경터미널과 대만의 카오슝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수자금은 15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서안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20%를 인수했고 스페인의 알헤시라스터미널 인수도 협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