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의 경쟁력을 앞세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마트폰사업의 실적반등을 이뤄낼 발판을 마련했다.
고 사장은 스마트폰사업 회복의 ‘본게임’으로 꼽히는 갤럭시S8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 중저가 스마트폰 점점 강력해져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24일 실적발표회에서 “기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되던 차별화기능을 올해 중저가 모델로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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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갤럭시A 신제품에 중저가 스마트폰 최초로 방수기능과 곡면유리 디자인을 적용했다. 올해 출시되는 갤럭시J시리즈에 모바일결제 ‘삼성페이’와 고화소 카메라의 탑재도 확대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계속 둔화하는 가운데 인도와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상무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과 경쟁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고가부품 탑재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지만 판매량을 늘려 이를 만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사업의 실적에서 점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이런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은 2015년 4분기보다 10% 늘어난 영업이익 2조5천억 원을 냈다.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받은 영향을 고려할 때 놀라운 성과로 평가받는다.
리콜 관련 비용으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 원에 그쳤지만 갤럭시S7 등 대체모델로 수요를 이끌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확대에 주력한 결과 타격을 대부분 만회한 것이다.
이 상무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라인업 전반에 걸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이뤄내 지속성장을 추진하겠다”며 “올해 1분기도 스마트폰 판매량과 매출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안정적인 실적을 발판삼아 4월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S8의 판매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입지회복이 IM부문의 실적을 성장세에 올리고 삼성전자의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고동진 사장이 직접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차기작부터 안전성과 품질강화를 약속한 만큼 갤럭시S8의 흥행에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가 차질을 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번 발화사고 원인발표를 통해 갤럭시노트7 사태를 일단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갤럭시S8의 흥행전망도 밝다”고 평가했다.
◆ 갤럭시S8 흥행 위해 총력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를 딛고 스마트폰사업의 실적을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린 만큼 갤럭시S8의 판매확대를 위한 전략수립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설계와 공정관리, 검증을 모두 강화한 만큼 갤럭시S8의 불확실성은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갤럭시S8의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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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S8로 추정되는 제품 이미지. |
고 사장은 기존에 삼성전자의 장점으로 꼽히던 하드웨어 경쟁력을 앞세우며 갤럭시S8의 소프트웨어 개선에도 주력해 소비자의 수요를 이끌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경태 상무는 “갤럭시S8에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한 인터페이스로 사용자들에 의미있는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며 “신기술 탑재로 생산원가는 늘겠지만 판매확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S8의 가격도 이전작보다 크게 높이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경쟁사인 LG전자의 신제품 ‘G6’이 일체형 디자인과 금속 외관 등을 적용하는 대규모 개선을 추진하고 한달 정도 앞서 공개되는 점은 갤럭시S8의 흥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7의 판매가 부진하고 중국업체들의 미국 등 선진시장 진출도 둔화되고 있어 갤럭시S8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사업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 연구원은 “갤럭시S8이 출시된 뒤 IM부문의 실적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2분기 IM부문에서만 4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