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호석유화학이 애초 내놨던 주주환원 계획에 따른 자사주 소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은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은 상법 3차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투자금 확보에 남은 자사주를 활용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오는 26일 지난 6개월 동안 신탁계약을 바탕으로 장내 취득한 자사주 42만7845주, 5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소각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금호석유화학이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월 매출 성장률 6%, 2026년 자기자본이익률(ROE) 7% 이상, 2026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40% 수준 주주환원율 유지 등을 핵심 목표로 삼은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배당 및 자사주 정책을 시행해 투자자 입장에서의 총주주환원율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었던 자사주뿐 아니라 새롭게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밸류업 계획이 추진된다.
먼저 2024년 1월1일 기준으로 보유하던 자기주식의 절반인 262만4417주를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분할 소각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까지 175만 주, 2312억 원 규모의 기보유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2026년에는 추가적으로 87만5천 주를 추가로 소각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금호석유화학은 순이익의 10~15%를 활용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부터 지금까지 251만4102주(3500억 원 규모)를 매입·소각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6월 한국거래소가 주관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며 석유화학업종에서 대표적 가치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자사주 소각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을 방지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준경 총괄사장의 동갑내기 사촌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가 2021년과 2022년, 2024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내며 박 사장의 아버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에게 반기를 들었던 이른바 ‘조카의 난’의 핵심 쟁점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와 관련된 사안이었다.
당시에는 주주들이 오너 일가를 지지하며 박철완 전 상무의 제안은 주주총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2021년부터 금호석유화학은 적극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며 주주들의 지지 기반을 다지는데 신경을 썼다. 박 총괄사장도 2022년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9월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내용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박준경 총괄사장으로서는 남은 자사주 처리를 놓고 주주환원과 투자금 확보라는 두 가지 방안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 취득 즉시 또는 최대 1년 이내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상법 3차 개정안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처리와 관련해서도 6개월 안에 소각하는 안부터 5년 이내 소각을 마치도록 하는 안까지 여러 상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 경영권 위협 움직임이 일면 주가 상승 압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경영진의 추가 지분 매입 부담과 차후 지분 승계 시 증여세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자사주 349만8834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3772억 원 규모다.
현재 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박 총괄사장과 아버지 박찬구 회장을 포함한 특별관계자 전체 지분율은 기존 17.15%에서 약 20%까지 2.6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인 감사위원 선임 시 3% 룰 강화, 집중투표제, 충실의무 확대 등이 현실화되면 지분 20%만으로는 안정적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따른다.
이에 박 사장은 남은 자사주를 상법 개정 전에 모두 소각해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소액주주·기관과의 우호적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박 사장은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선택지도 염두에 둘 수 있다.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LG화학과 친환경 전환 주력하고 있는 SK케미칼은 모두 투자금을 확보할 목적에서 자회사 지분을 활용한 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도 최근 전기차의 고성능 타이어에 주로 사용되는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 생산 능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SSBR은 주로 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된다. 기존 고무 제품보다 마모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내연기관차보다 약 30% 더 무거운 전기차에 적합하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말까지 SSBR 3만5천 톤 증설을 완료해 총 15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외에도 금호석유화학은 7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설비를 구축하며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는 등 꾸준히 스폐셜티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처리 방안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현재는 약속했던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은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은 상법 3차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투자금 확보에 남은 자사주를 활용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이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남은 자사주 활용 방안에 대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오는 26일 지난 6개월 동안 신탁계약을 바탕으로 장내 취득한 자사주 42만7845주, 5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소각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금호석유화학이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월 매출 성장률 6%, 2026년 자기자본이익률(ROE) 7% 이상, 2026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40% 수준 주주환원율 유지 등을 핵심 목표로 삼은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배당 및 자사주 정책을 시행해 투자자 입장에서의 총주주환원율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었던 자사주뿐 아니라 새롭게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밸류업 계획이 추진된다.
먼저 2024년 1월1일 기준으로 보유하던 자기주식의 절반인 262만4417주를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분할 소각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까지 175만 주, 2312억 원 규모의 기보유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2026년에는 추가적으로 87만5천 주를 추가로 소각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금호석유화학은 순이익의 10~15%를 활용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부터 지금까지 251만4102주(3500억 원 규모)를 매입·소각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6월 한국거래소가 주관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며 석유화학업종에서 대표적 가치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자사주 소각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을 방지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준경 총괄사장의 동갑내기 사촌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가 2021년과 2022년, 2024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내며 박 사장의 아버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에게 반기를 들었던 이른바 ‘조카의 난’의 핵심 쟁점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와 관련된 사안이었다.
당시에는 주주들이 오너 일가를 지지하며 박철완 전 상무의 제안은 주주총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2021년부터 금호석유화학은 적극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며 주주들의 지지 기반을 다지는데 신경을 썼다. 박 총괄사장도 2022년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9월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내용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박준경 총괄사장으로서는 남은 자사주 처리를 놓고 주주환원과 투자금 확보라는 두 가지 방안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 취득 즉시 또는 최대 1년 이내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상법 3차 개정안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처리와 관련해서도 6개월 안에 소각하는 안부터 5년 이내 소각을 마치도록 하는 안까지 여러 상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 경영권 위협 움직임이 일면 주가 상승 압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경영진의 추가 지분 매입 부담과 차후 지분 승계 시 증여세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자사주 349만8834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3772억 원 규모다.
현재 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박 총괄사장과 아버지 박찬구 회장을 포함한 특별관계자 전체 지분율은 기존 17.15%에서 약 20%까지 2.6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인 감사위원 선임 시 3% 룰 강화, 집중투표제, 충실의무 확대 등이 현실화되면 지분 20%만으로는 안정적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따른다.
이에 박 사장은 남은 자사주를 상법 개정 전에 모두 소각해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소액주주·기관과의 우호적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박 사장은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선택지도 염두에 둘 수 있다.

▲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은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선택지를 염두에 둘 수 있다. 사진은 박준경 사장(왼쪽에서 일곱 번째)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금호폴리켐 2공장 5라인 준공식에서 테이프커팅식을 진행하는 모습. <금호석유화학>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LG화학과 친환경 전환 주력하고 있는 SK케미칼은 모두 투자금을 확보할 목적에서 자회사 지분을 활용한 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도 최근 전기차의 고성능 타이어에 주로 사용되는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 생산 능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SSBR은 주로 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된다. 기존 고무 제품보다 마모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내연기관차보다 약 30% 더 무거운 전기차에 적합하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말까지 SSBR 3만5천 톤 증설을 완료해 총 15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외에도 금호석유화학은 7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설비를 구축하며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는 등 꾸준히 스폐셜티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처리 방안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현재는 약속했던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