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미르와 K스포츠에 낸 돈도 뇌물공여를 적용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16일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위증 등 혐의를 물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다른 기업도 앞으로 구체적으로 부당한 청탁 여부 등을 고려해 조사결과에 따라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직권남용과 위증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 측에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에도 박차를 가해 이날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다시 불러 조사했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17일 소환하기로 했다.

다음은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가진 이규철 특검보의 정례브리핑 문답이다.

- 영장 청구가 늦어진 이유와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사장 등 삼성 수뇌부에 대한 영장 보류 이유는 무엇인가?

“늦었다고 하지만 영장청구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사실관계 파악과 법리적용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신병처리 여부에 대해 고민해 지연된 느낌은 있다. 최 부회장, 장 사장, 박 사장에 관해서는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 단순뇌물인지 제3자뇌물인지는 어떻게 정리됐는가? 총 뇌물 공여액은 얼마로 영장에 적시됐나?

“공여로 판단한 금액은 약속한 금액을 포함해 430억 원이다. 구체적으로 뇌물공여의 경우, 단순뇌물공여와 제3자뇌물공여를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수수자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단순뇌물수수와 제3자뇌물수수 모두가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다.”

- 횡령에 해당하는 금액은?

“원칙적으로 회사자금을 뇌물로 공여할 때는 이 금액을 횡령한 것으로 본다. 이 사건에서도 전체 금액은 아니지만 일부가 횡령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액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

- 미르와 K스포츠에 기부한 금액까지 뇌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 재단에 출연한 나머지 50여 개 기업도 뇌물죄로 의율 되는가?

“재단법인 K스포츠와 미르에 대해서 뇌물공여로 의율했다. 다른 기업에 대해서는 앞으로 구체적으로 부당한 청탁 여부 등을 고려해 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 입건은 최소한도로 한다. 조사도 특검 수사분야에 한정한다는 대원칙을 세워뒀다.”

- 박 대통령과 최씨가 경제적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 됐는가?

“경제적 공동체는 법률적인 개념이 아니라 적절치 않다. 지금까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의 이익공유관계는 여러 자료를 통해 상당 부분 입증됐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객관적인 물증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 이 부회장의 영장에 박 대통령이 적시됐는가?

“구속영장청구 피의사실에 박 대통령은 객관적 명시가 되지 않았다. 즉 형식적 입건은 하지 않았다.”

- 뇌물 받은 사람은 최순실씨인가?

“그렇다.”

- 제3자뇌물죄와 단순뇌물죄가 적용됐다면 각각의 뇌물 수수자는 누구인가?

“구체적으로 단순뇌물 수수자가 누구인지와 제3자뇌물수수자를 언급하면 피의사실이 특정될 염려가 있다. 다만 두 부분이 공존하는 것은 맞다.”

- 삼성의 뇌물로 이익을 얻은 대통령의 대면조사가 앞당겨질까?

“대통령은 이 사건 뿐 아니라 검찰에서 기소된 부분과 특검이 조사하는 부분 등에서 상당부분 관련돼 있다. 이런 부분을 명확히 조사한 다음에 대면조사할 것이다. 가능한 한번에 할 것인데 추후 판단하겠다.”

- 대통령도 뇌물혐의 받게 되는 건데 피의자가 되나?

“드러난 것은 뇌물수수와 제3자뇌물수수가 가능성 있다. 현재 단계에서 대통령이 피의자인지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 뇌물수수 당사자인 박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고 뇌물공여자인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먼저 청구하는 것이 법리상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뇌물수수자에 대한 조사없이 공여자를 기소하는 것은 원칙상 전혀 문제가 없다. 뇌물수수자인 대통령은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다만 다른 자료로 의견을 밝혔다. 최순실은 검찰이 상당 부분 조사했지만 최근에는 출석에 불응하고 있다. 일단 공여자에 대해서 조사하고 나중에 수수자에 대해 조사하면 된다. 전혀 문제없다.”

- 뇌물사건 관련해서 이미 기소된 피고인들도 있는데 이들에 대한 공소장 변경과 추가기소 등이 필요한가?

“검찰은 K스포츠와 미르 등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으로 기소했는데 앞으로 그 부분이 어떻게 정리될지는 조율해서 법적 문제 없도록 처리할 것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소환 예정인가? CJ그룹도 사면 거래의혹이 있는데 CJ그룹은?

“SK와 CJ 등 나머지 기업도 부정한 청탁 있었는지 수사과정에서 확인할 것이다. 피의자일지와 소환할지 등은 그때 가서 말하겠다.”

-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에 ‘제3자뇌물’이 포함된다면 ‘부정한 청탁’은 무엇인가?

“제3자 뇌물에는 ‘부정한 청탁’이 중요한 쟁점이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부분,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는 부분에 대해 삼성 측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 전체 뇌물 430억 원에 장시호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금액도 포함되나?

“포함돼 있다.”

- 이 부회장을 긴급체포하지 않은 이유는?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등 양쪽에 204억 원인데 430억 원되려면 코레스포츠 계약금도 포함돼야 하는데 480억 원이 되는데 어떤 게 빠지나?

“쟁점이 된 것은 다 포함됐고 그게 전체 430억 원이다.”

- 혐의 가운데 횡령에 해당하는 금액은 어느 정도인가?

“횡령금액은 뇌물공여의 일부다. 구체적 액수는 말하기 어렵다.”

- 배임이 빠진 이유는?

“배임 부분은 의율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 미르와 K스포츠재단 출연금이 204억 원이고 영재센터 지원 포함해도 430억 원이 안 나오는데 유로화 환율을 고려한 건가?

“어쨌든 약속한 금액 포함해 430억 원이다.”

- 아무리 봐도 440억 원이 나와야 된다.

“그 금액 근처일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