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작업에서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애초에 내년초 매각공고를 내는 등 대우건설을 조기매각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는데 최근 회계법인의 '의견거절' 판정을 받은 뒤 주가가 급락하자 매각공고 일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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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 관계자는 8일 “대우건설 매각작업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대우건설 매각결정과 관련해 바뀐 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중단하고 대우건설의 내년 1분기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뒤 매각절차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고 7일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10월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매각하기로 했다. 애초에 내년 10월 안에 매각을 끝낸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매각절차가 진행된 것은 없다”며 “다만 원래 계획이 내년 초에 매각공고를 내는 것인 만큼 대우건설의 1분기 감사보고서를 검토하더라도 매각계획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매도 실사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매각일정이 사실상 미뤄지는 셈이다.
대우건설이 연간 사업보고서 또는 내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적정의견’을 받아 대우건설 주가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것을 기다려 매각공고를 내겠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조기 매각하겠다는 산업은행의 의지에 시장이 의구심을 드러낸 것”며 “대우건설이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매각공고를 내는 시기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주가는 안진회계법인이 대우건설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낸 뒤 급락했다.
대우건설 주가는 8일 52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결정한 10월28일과 비교하면 16.3% 하락했다.
산업은행은 손실을 보더라도 비금융 자회사를 조기에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손실규모가 더 커져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투자한 금액은 유상증자를 포함해 3조2천억 원인데 현재 주가 흐름대로면 산업은행은 2조 원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