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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준 하나은행장(왼쪽)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19일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하고 조기통합을 공식화했다. |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초 두 은행 조기통합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뒤 한달 보름 만에 통합을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가는 셈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19일 양쪽 은행장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다음주에 통합추진을 위해 이사회를 각각 열어 통합결의 및 통합계약서 승인을 의결한다. 두 은행은 이어 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해 두 은행의 통합승인 주주총회를 여는 등 속도를 올리기로 했다.
두 은행장은 선언문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현재 조직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두 은행의 합병이 필요함을 인식했다"며 "본격 통합절차에 병행해 두 은행의 노동조합과도 지속적으로 성실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문 발표는 조기통합을 위한 절차를 기정사실화해 통합에 반대하는 외환은행 노조를 더욱 강하게 압박하려는 뜻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7일부터 노조에 통합관련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11차례나 전달했지만 노조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선언문 발표와 관련해 “조기통합에 대한 공감대는 넓어졌으나 외환은행 노조의 통합논의 거부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자칫 시기를 놓쳐 영업환경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등 조직혼란만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통합 선언 이후에도 두 은행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외환은행 노조의 결단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주문했다.
두 은행장은 통합선언 자리에서도 노조 달래기에 전념했다. 외환은행은 이미 노조를 상대로 인위적 인원감축을 하지 않는 등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의 유지를 보장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후배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빠른 통합이 불가피하며 통합을 통해 국내 최고은행으로 도약하는 시기를 좀 더 앞당기고 그 과실은 직원들이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이제 노조도 진정으로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유지를 위한다면 하루빨리 통합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는 여전히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8일 “통합은 노사의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며 “직원들에 대한 합병지지 서명강요 및 노조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는 한 노조는 경영진의 대화를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20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하나-외환은행 합병저지 투쟁을 벌인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는 2012년 2월 5년 동안 외환은행 독립경영 보장, 5년 후 노사합의를 통한 합병추진 등을 담은 ‘합의서’를 맺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논의는 노조와의 합의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