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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의 세 번째 인수기업은 위니아만도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8-11 18: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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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의 세 번째 인수기업은 위니아만도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가전기업 위니아만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의류와 가구에 이어 취임 이후 3번째 인수합병 추진이다. 현대백화점이 유통기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 추진은 정 회장의 작은할아버지가 일군 위니아만도를 15년 만에 다시 되찾는다는 점에서도 정 회장으로서는 의미가 깊다.

현대백화점은 11일 위니아만도 지분 100%를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해각서는 지난 7일 체결됐으며 매각대금은 실사에 따라 바뀔 수 있으나 15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기업으로 에어컨, 제습기, 이온정수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128억 원, 영업이익은 168억 원을 냈다.

◆ 15년 만에 현대가로 귀환

위니아만도는 원래 범 현대가 회사인 한라그룹 소속이었다. 한라그룹은 정주영 회장의 동생 정인영 회장이 세운 회사다.

그의 아들 정몽원 회장이 회사를 물려받고 일년 후 1999년 외환위기로 한라그룹이 해체되면서 위니아만도는 글로벌 사모펀드에 팔렸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이번에 위니아만도를 인수할 경우 작은할아버지 정인영 회장의 회사를 15년 만에 현대가로 되찾아 오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범 현대가는 아직 현대라는 브랜드에 각별한 애정과 자부심을 품고 있다"며 "때문에 이번에 현대백화점이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면 현대가에서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니아만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시티벤처캐피털(CVC)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 3월에도 KG그룹이 위니아만도 인수를 위해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으나 위니아만도 노조 반대로 무산됐다. 노조는 “KG그룹은 위니아만도와 사업적 연관성이 전혀 없어 사실상 투기성 자본에 가깝다”며 “15년째 사모펀드 아래 있었는데 또 다시 투기자본에 인수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동안 위니아만도가 여러 번 시장에 매물로 나왔는데도 원래 주인인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기존 자동차부품사업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정몽원 회장은 지난 6월 중국 랴오닝성에서 열린 만도선양공장 준공식에서 “만도가 역점을 두는 것은 생산 현지화뿐 아니라 R&D의 글로벌 특화전략”이라며 “지금은 (자동차부품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위니아만도는 안 산다”고 잘라말했다.

◆ 정지선의 세 번째 기업인수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2008년 취임한 후 2011년 가구업체 리바트를 사들였다. 그 이듬해 패션기업 한섬의 지분 34.6%를 4200억 원에 인수했다. 그리고 올해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정 회장이 연달아 인수합병에 나서는 이유는 그가 2010년 창립 39주년 기념식에서 한 말과 닿아있다. 정 회장은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을 연 20조 원으로 늘리고 이를 위해 대형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 회장은 유통산업 자체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실적은 매년 뒷걸음치고 있다. 정 회장이 취임한 2007년 말 현대백화점의 점유율은 28.2%로 업계 2위였으나 6년 만에 신세계에 밀려 업계 3위로 떨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인수추진과 관련해 “위니아만도 주력제품의 판매망을 기존 마트에서 백화점, 홈쇼핑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대리바트, 현대H&S와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현대H&S는 비데 안마기 정수기 등 생활가전 렌털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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