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시리즈가 한국에 출시한 초반 크게 흥행하며 이동통신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에 악영향을 입을 수도 있다. 마케팅비용이 늘어나고 선택약정(요금할인) 가입자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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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왼쪽부터)과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7이 출시된 뒤 이동통신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통3사의 4분기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21일 출시된 뒤 이틀 동안 20만 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갤럭시노트7이 출시 직후 판매된 대수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더 많다.
기기가 많이 판매된 만큼 번호이동도 많았다. 아이폰7이 출시 뒤 이틀 동안 이통3사 가입자 가운데 약 6만3천 명이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나 출시 전 하루 평균 번호이동건수보다 2배로 늘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번호이동건수가 하루 2만4천 건 이상을 넘으면 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판단하는데 이 기준을 한참 넘어선 것이다.
이통3사가 실시한 사전예약에 약 40만 명이 신청한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7은 당분간 돌풍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7은 사전예약부터 많은 이용자가 몰리며 흥행조짐을 보였다”며 “갤럭시노트7 사태로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던 이동통신시장이 다시 크게 흔들리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입자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비용이 늘어날 수 있고 선택약정을 고르는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갤럭시노트7 사태가 벌어졌을 때 오히려 이통3사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통3사는 갤럭시노트7이 단종된 상황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아이폰7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각 공식 출시행사를 크게 열고 신용카드회사와 협력해 할인혜택을 주는 제휴카드를 내놓았다. 또 각각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도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7이 출시된 뒤 이틀 동안 가입자 가운데 70~80%가 공시지원금이 아닌 선택약정을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이 비쌀수록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했을 때 할인폭이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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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7' 시리즈. |
공시지원금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나눠 부담하지만 요금할인은 해당 금액을 이통사가 모두 떠안는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통3사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공통적으로 마케팅비용과 선택약정비중을 관리하는 것을 하반기 과제로 꼽았다. 그런데 아이폰7의 흥행으로 이 두가지를 관리하는 데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시리즈는 국내에서 새로운 수요보다는 충성도 높은 이용자가 다시 구매하는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 가입자 유치경쟁이 지속적으로 치열하게 펼쳐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폰7에 대해 공시지원금을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기 때문에 보조금 부담도 적다”고 덧붙였다.
이통3사는 아이폰7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11만5천~12만2천 원으로 정했다. 갤럭시노트7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