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한진그룹이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이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모두 팔았다. 이로써 조양호 회장은 제수인 최은영 회장이 이끄는 한진해운홀딩스와 관계를 완전히 청산했다.
대한항공은 6일 증시 개장 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16.75% 전량을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액은 9990원으로 전거래일 종가인 1만1100원보다 10% 할인된 수준이다. 대한항공이 이번 지분 매각으로 얻게 되는 금액은 약 217억3천만 원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도 5일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10.7%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모두 매각했다. 매각가액은 대한항공과 동일한 9990원으로 약 139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공항이 매각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중 75만주는 최은영 회장이 사들였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율은 7.13%에서 12.89%로 높아졌다. 최 회장은 대한항공을 대신해 한진해운홀딩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최 회장의 자녀인 조유경, 조유홍씨도 각각 29만5천주씩 매입했다. 두 사람의 지분율은 4.73%에서 7.0%로 높아졌다.
이번 지분정리는 지난 6월 종료된 한진해운홀딩스의 인적분할 및 합병작업의 후속조치다. 조 회장은 최 회장으로부터 한진해운을 넘겨받으면서 한진그룹이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정리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한진그룹과 한진해운홀딩스의 계열분리는 사실상 완료됐다. 아직 한진이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0.04%를 보유하고 있고 최 회장과 두 자녀가 한진해운 지분 1.78%를 소유하고 있지만 분리작업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과 한진해운홀딩스의 관계가 청산되면서 조 회장은 한진그룹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조 회장은 지난달 에쓰오일 지분을 2조 원에 매각하는 등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했는데 이번에 350억 원이 넘는 현금을 새롭게 확보하게 됐다.
특히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을 전적으로 맡는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대한항공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한진해운에 대한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지금까지 총 6500억 원을 지원했다.
올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약 700%다. 조 회장의 목표는 2015년까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을 400%대로 낮추는 것이다. 에쓰오일과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매각대금이 들어올 경우 약 부채비율이 60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