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검찰로부터 9시간 넘게 본사 압수수색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기술수출계약이 해지된 사실을 공시하기 전에 외부로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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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서봉규 단장)은 17일 서울 방이동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를 압수수색해 이메일과 결재서류 등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압수수색은 오전 9시30분부터 9시간 넘게 진행됐다.
한미약품은 기술수출계약이 파기됐다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불공정 주식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10월13일 이러한 의혹에 대해 검찰에 조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16일 수사에 착수한지 하루만에 한미약품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혐의가 확인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기술수출계약이 해지된 사실을 9월30일 오전 9시30분 경 공시했다. 그런데 전날인 9월 29일 SNS를 통해 이 정보가 미리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월30일 장이 열린 뒤 악재를 공시하기 전에 한미약품 주식에 대해 평소보다 월등히 많은 양의 공매도가 이뤄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미약품이 정보를 사전에 유출하고 공시를 의도적으로 늦췄다는 의혹이 더 크게 불거졌다.
한미약품은 이번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흔들릴 수 있는 내부분위기를 다잡는 데 힘쓰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내부정보를 유출하거나 공시를 지연한 사실이 없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17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게시물에서 “신약 개발과 수출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이번 사건이 벌어져 허탈해하는 임직원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런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전진한다는 각오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미약품 주가는 17일 직전 거래일보다 1.68% 떨어진 40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초반 4% 이상 하락세를 보이며 40만 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기술수출계약 해지사실을 공시하기 전인 9월29일과 비교하면 이날 종가는 34.11% 하락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