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인협회가 국회에 건의한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과제’ 주요 내용. <한국경제인협회>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경제인협회가 출범을 앞둔 22대 국회에 세액공제 연장,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폐지 등 경제계를 위한 입법을 건의했다.
한경협은 회원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투자활성화 등 6대 분야 총 110개 과제가 담긴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과제’를 최근 국회 양당에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경협이 건의한 주요 내용은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원 강화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허용 및 의무휴업 제도 개선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폐지 등이다.
우선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일몰을 2024년에서 2027년으로 연장해줄 것을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시설투자에 일반 기술보다 높은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연구개발(대기업 기준)에서 국가전략기술은 30~40%, 신성장·원천기술은 20~30%, 일반기술은 0~2%가 세액공제된다. 시설투자(대기업·기본공제율 기준)는 국가전략기술 15%, 신성장·원천기술 3%, 일반 1%의 세액공제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올해 말 종료된다.
또 한경협은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를 직접 환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줄 것을 건의했다. 현재 세제지원은 세액공제 방식으로, 그 해에 적자가 발생했을 때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도 제안했다.
한경협은 “전력망 건설은 한국전력이 주도하고 있는데 전력망 건설에 수반되는 인허가, 주민 협의와 보상, 건설재원 조달 등을 적기에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의 온라인배송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는 매월 2일의 의무휴업(예: 둘째·넷째주 일요일)과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10시)을 받고 있고, 온라인 구매 배송도 동일하게 규제받고 있다.
한경협은 “시간·공간 제약없이 새벽배송, 주말배송을 자유롭게 운영 중인 다른 온라인 채널(마켓컬리, 쿠팡 등)과의 형평성에 어긋나며 소비자 불편도 초래되고 있다”며 온라인 배송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를 통해 근로자의 근로시간 조정 자율성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요 국가들은 연장근로시간을 월‧년 단위로 유연하게 관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주 단위로 관리하고 있다.
독일은 근로시간계좌제를 도입해 업무량이 많을 때 초과근로시간을 저축하고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 근로시간을 소진하는 방식으로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며, 정산기간은 월·반기·년 등 다양하다.
한경협은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 단위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제언했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선도 요청했다.
한경협은 “중대재처벌법은 도급, 용역 등 관계에서 원청사업주의 책임범위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있어 판단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처벌조항이 사망사고 발생 시 형법상 고의범에 적용되는 하한형인 유기징역(1년 이상)을 부과하고 있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을 폐지할 것도 제안했다.
현행 상법은 감사·감사위원 선임이나 집중투표제 배제를 위한 정관 변경을 할 때,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할 때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과 합산해 3%까지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한경협은 “최대주주는 의결권 제한을 받지만 투기자본은 일명 ‘지분 쪼개기’를 통해 보유주식 의결권을 모두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투기자본이 이 제도를 활용해 기업의 감사위원회 장악을 시도하거나 주가를 교란시켜 시세차익을 거둔 뒤 철수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협은 지주회사 내 자회사들의 손자회사 공동 출자를 허용해 줄 것을 건의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 내 손자회사에 자회사들이 공동 출자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러한 규제로 지주회사가 다양한 투자를 시도하는 데 제약이 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