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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차 노조원 수백 명이 지난달 25일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
르노삼성차가 노조파업의 여파로 수출용 물량을 일본공장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국내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수입차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하반기 실적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북미수출용 ‘로그’ 40만대 일본공장에 뺏길까
5일 르노삼성차 관계자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달 22일과 25일 진행된 부분파업의 영향으로 640여 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피해금액은 129억 원으로 추산된다.
르노삼성차는 당장의 피해도 문제지만 9월 선적예정인 북미수출용 닛산 로그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부산공장은 애초 이번 달 중순부터 신형 로그 생산에 돌입해 향후 5년 동안 매년 8만 대씩 모두 40만 대를 수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르노삼성차 노사는 아직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했고 노조는 앞으로 쟁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조 집행부가 연임을 염두에 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로그 위탁생산을 볼모로 회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회사는 바라본다.
르노삼성차가 추가 노조파업으로 로그 생산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질 경우 생산물량이 근처 일본공장으로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일본 닛산공장은 현재 추가로 다른 차량을 생산할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본사와 애초 계획했던 수출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다면 회사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도 늘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달 로그 생산이 이뤄지면 회사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인데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 수입차 QM3 물량 확보 실패
르노삼성차는 수입차량 물량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본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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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대표이사 사장 |
스페인공장에서 수입하는 QM3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 6월 3961대에서 지난달 694대로 크게 줄었다. 스페인공장이 6월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가면서 생산량이 준 상황에서 르노닛산그룹 본사가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유럽에 물량을 몰아줬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차가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내수실적을 이끌고 있던 QM3 판매가 줄면서 내수 판매량도 급감했다.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6월 8515대에서 지난달 6040대로 대폭 감소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QM3의 경우 현재 2천여 대 정도 대기수요가 있고 여름휴가 및 결산이월이 겹쳐 수입량이 감소한 것”이라며 “스페인공장 휴가종료 후 늦어도 9월에야 수입물량도 종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출시된 SM3 디젤 모델이 QM3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SM3 디젤 모델마저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 하반기 판매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됐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노조 파업의 여파로 SM5 디젤 모델의 정상적 생산이 어려웠다. SM5의 7월 누적계약 대수는 3200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공급물량은 677대에 그쳤다.
부산공장은 9월 출시 예정인 대형세단 SM7의 부분변경 모델 생산도 담당하고 있어 노사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신형 SM7 공급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산공장 생산판매 모델의 공급차질이 이어질 경우 QM3에 대한 의존성을 탈피하는 것도 요원한 일이 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롭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