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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 |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태양광사업을 추진해온 LG그룹과 한화그룹이 태양광 대여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당장 큰 수익을 기대키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경쟁사보다 먼저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LG전자와 한화큐셀코리아 등 5개 민간사업자를 태양광설비 대여사업자로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산업부는 서울 매리어트호텔에서 이들 5개 업체와 ‘태양광 대여사업 협력협약서“를 체결했다.
김준동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태양광 대여사업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6개 에너지 신사업 중 하나”라며 “그동안 정부 주도로 사업이 이뤄졌는데 이를 민간기업이 잘 넘겨받아 성공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대여사업은 사업자가 일반가정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주고 매월 대여료를 받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업이다. 사업자는 설치 후 사후관리를 해줘야 하는 의무도 가지고 있다. 정수기 렌탈사업과 거의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태양광 대여사업은 지금까지 280여 건의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계약도 380여 건에 불과하다. 아직 사업이 초기단계에 있는 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가정용 태양광사업은 외국과 비교하면 이제 막 첫 발을 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2012년 기준 가정용 태양광설비의 약 60%가 대여사업을 통해 설치됐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가정용 태양광 발전 비중을 높였고 그 결과 가정용 태양광시장 규모는 전체 시장의 80%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LG전자와 한화큐셀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전기료가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어 향후 가정용 태양광 발전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산업부는 2017년까지 약 1만 가구가 대여사업을 통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현 LG전자 부장은 “당장 수익을 내기 위함이 아닌 장기적으로 국내 태양광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업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길현 한화큐셀 매니저도 “아직 수익성을 판단하기 이른 시기”라며 “다만 지난해 시범사업 때보다 안정적인 사업운영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LG그룹과 한화그룹은 각각 오너인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적극 지원 아래 태양광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LG그룹은 전자와 화학, 통신이라는 그룹의 3대 핵심역량을 동원해 태양광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에 지붕형 태양광설비를 설치한 LG그룹은 올 연말까지 LG전자와 LG이노텍 등 전국 19개 사업장 지붕에 19M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화그룹도 태양광 사업에 열성적이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5MW급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중인 한화그룹은 지난달 태양광 발전 전문가인 최진석 전 STX솔라 사장을 영입했다. 또 태양광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인 한화L&C의 건축자재 부문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산업부는 월 평균 전력사용량이 350kWh 이상인 일반 단독주택 150만 가구를 사업대상으로 발표했다. 각 가구가 부담하는 초기 설치비용은 없고 약정기간은 기본 7년에 자율연장 7년이다. 월 대여료는 전력사용량에 따라 최소 3만5천 원에서 최대 7만 원 수준인데 기본 약정기간이 끝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
사업자는 대여료 외에도 정부에서 발급하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인증서(REP)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
REP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에서 만들어진 전력량에 맞춰 정부가 사업자에게 주는 일종의 포인트다. 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발전사에 REP를 팔 수 있다. 정부가 정한 판매가격은 1kWh 당 216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