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과 딜라이브 등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활로 찾기에 나섰다.

두 회사는  인수합병 추진 차질에 따른 경영위기를 각자 수습하는 동시에 협력을 통해 케이블업체 전체의 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CJ헬로비전 딜라이브, 케이블방송 활로 찾기 총력전  
▲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
11일 케이블방송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과 딜라이브는 회사 내부와 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 사업자 가운데 점유율 1위 업체이고 딜라이브는 3위다. 두 회사는 그동안 추진해 온 인수합병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CJ헬로비전과 딜라이브를 비롯해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최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앞으로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와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CJ헬로비전은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SK텔레콤과 인수합병이 무산된 후유증을 극복하려 한다.

CJ헬로비전은 8월20일 안으로 변동식 CJ그룹 총괄부사장이 새 대표로 합류해 기존 김진석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TF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사업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CJ헬로비전은 인수합병이 무산된 뒤 내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딜라이브도 최근 채권단이 경영관리 인력을 파견해 재무감독을 강화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황인산 KEB하나은행 부행장이 7월 말 딜라이브의 사내이사 겸 상임감사로 선임돼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기존에 추진하던 매각작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회사의 재정이 악화하고 있는데 우선 내부의 위기를 추스리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는 채권단이 7월 말 출자전환과 함께 이자율을 낮추는 방식의 채무조정을 실시하면서 부도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딜라이브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각작업 진행도 잠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는 그동안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가격에서 입장 차이가 나타나며 모두 실패했다.

CJ헬로비전과 딜라이브는 내부적인 노력 외에도 다른 케이블방송 사업자들과 함께 케이블방송 사업의 활로를 찾는 일에도 나섰다.

CJ헬로비전과 딜라이브를 포함해 나머지 케이블방송 사업자들도 케이블방송업계의 위기에 대응하는 공동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7월 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CJ헬로비전 딜라이브, 케이블방송 활로 찾기 총력전  
▲ 전용주 딜라이브(옛 씨앤앰) 대표.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는 “기존 지역별로 혹은 사업자별로 다르게 제공하던 서비스와 요금 등을 하나의 체제로 일원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케이블방송과 비교해 인터넷방송이 갖춘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전국 단위로 일원화된 서비스”라고 말했다.

케이블방송은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넷방송(IPTV)와 경쟁에서 밀려 가입자가 계속 줄고 있다. 2011년 1477만 명이었던 가입자는 지난해 1453만 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방송 가입자가 455만 명에서 1133만 명으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과 함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정부의 정책 지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정부부처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된 뒤 유료방송 발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안에 유료방송 발전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