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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로 미국에서 고급차 브랜드와 수익성 잡을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8-09 11: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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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제네시스로 미국에서 고급차 브랜드와 수익성 잡을까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015년 11월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행사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미국에 드디어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알린 지 10개월여 만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앞세워 미국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꾸준히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인센티브가 늘어나고 리스판매가 증가하는 등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이 6년 동안의 성장을 끝내고 올해부터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현대차, 제네시스 담금질 끝내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번째 차인 G80이 8월 말부터 미국에서 판매된다.

G80의 미국 판매가격은 2세대 제네시스보다 2650달러 높은 4만1400달러부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4만~5만 달러대의 차면 고급차로 통한다. 제네시스 판매가격이 미국에서 4만 달러 이상부터 시작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가격인상에서 G80에 대한 현대차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G80의 이전모델인 2세대 제네시스(DH)가 미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세대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7% 증가한 1만5천여 대가 판매됐다.

현대차가 잡은 G80의 연간 판매목표는 2만5천 대다. G80이 2세대 제네시스만큼만 팔려도 일단 목표달성에 파란불이 켜진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인 G90(국내명 EQ900)은 9월부터 미국에서 판매된다.

현대차는 지난 10개월 동안 제네시스의 미국 출격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미국은 가장 큰 고급차시장이자 세계 유명 고급브랜드들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제네시스의 미국시장 안착에 온힘을 쏟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 성공해야 중동 등 앞으로 출시가 예정된 시장에서도 순항할 수 있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들어 미국에서 현대차가 지급하는 인센티브 규모가 늘어나고 상반기 판매증가분 대부분이 소매판매가 아닌 리스판매에서 나오는 등 판매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점에서 제네시스의 성공은 현대차와 이미지와 수익성 양쪽에서 더욱 중요하다.

◆ 미국시장, ‘살 사람 다 샀다’

그러나 미국의 판매환경은 좋지 않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최근 6년 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였는데 정점을 찍은 뒤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7월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은 모두 152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판매 증가율이 1% 아래로 떨어진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현대차, 제네시스로 미국에서 고급차 브랜드와 수익성 잡을까  
▲ 정몽구(왼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2015년 12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네시스 EQ900 신차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뉴시스>
주요 자동차회사의 판매량도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포드는 3%, GM은 2% 감소했다. 토요타는 1.4%, 폴크스바겐은 8% 줄어들었다.

현대기아차는 같은 기간에 선방했다. 현대기아차는 7월 미국에서 지난해 7월보다 6% 증가한 13만5천여 대를 판매해 점유율 9%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최근 열린 상반기 기업설명회에서 “미국 판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률은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특히 승용차 인센티브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25% 증가했음에도 판매는 8%가량 하락했다”고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시장이 픽업트럭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도 현대차에게 부담이다.

미국에서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연비가 높은 세단의 판매비중은 51%에 이르렀다. 하지만 세단 비중은 이제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SUV 비중은 2008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연비를 고려하지 않고 SUV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7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세단은 전 차급에서 판매가 줄어든 반면 SUV는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사기관 IHS는 “앞으로 유가가 오르더라도 소비자의 생활양식 변화, 자동차회사들의 신규 모델 출시에 따라 미국에서 SUV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에쿠스와 다르다, G90 성공 자신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시시기를 매우 신중하게 결정했다. 당초 상반기로 예정됐으나 계속 미뤘다.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제네시스 오픈’ 골프대회를 후원하기로 하며 독립 브랜드로서 스포츠마케팅을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전에 TV 광고와 골프대회 개최 등을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힘써왔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에 지적받은 사항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법인 사장은 “미국시장의 대형고급차는 4륜구동 모델이 대세”라며 “G90에 4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출시되고 나면 판매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그는 “G90은 에쿠스와 차원이 다른 차”라고 자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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