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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매각설에 곤욕치른 예림당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7-16 1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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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저가항공사 중 하나인 티웨이항공의 매각 추진설로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인 출판사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가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매각설이 나돌면서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 주가가 곤두박질을 치다가 이를 부인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런 소동을 계기로 ‘Why?' 시리즈로 유명한 예림당이 티웨이항공을 인수해 항공사업에 뛰어든 배경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예림당, 티웨이항공 인수 1년 만에 흑자로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는 16일 티웨이항공 매각추진설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 매각설에 곤욕치른 예림당  
▲ 나춘호 예림당 회장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와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5일 한 때 두 회사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두 회사가 매각설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16일 주가는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탓에 티웨이항공도 가끔씩 매각설이 불거졌다. 그러나 티웨이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 수익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예림당은 지난해 1월 티웨이항공을 인수했다. 티웨이항공의 지분은 예림당이 출자한 티웨이홀딩스가 81.0%, 예림당이 11.9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예림당은 아동용학습만화 'Why?' 시리즈로 유명한 출판사다.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인수를 통해 사업영토를 항공분야로 넓혔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저가항공사 5위로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해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그러나 지난해 예림당이라는 새 주인을 만나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해 취항 3년만에 첫 흑자를 냈다. 매출 1668억 원에 영역이익 36억 원을 기록했다. 예림당이 인수한 뒤 티웨이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던 부채를 해결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저가항공사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항공사로 평가받고 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김포~제주 노선에서 7개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간 평균탑승률 90%를 넘기고 있다. 또 기존에 보유했던 7대의 기종에 이어 올해 신규항공기 2대를 추가해 외형도 키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예림당이 지난 해 티웨이항공을 인수했을 때 출판사로 번 돈으로 수년째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티웨이항공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예림당은 인수 1년 만에 이런 우려들을 잠재웠다. 티웨이항공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예림당의 몸값도 치솟았다. 지난해 1월 티웨이항공 인수 발표 이후 4천 원 초반 대까지 떨어졌던 예림당의 주가는 7천 원 대로 올라섰다.

◆ 사업다각화 추진해온 예림당 나성훈 대표

예림당은 출판업계에서 알짜기업으로 꼽힌다. 40년 가까이 아동출판업을 하고 있다. 예림당은 출판계가 장기 불황에 빠지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티웨이항공을 인수했다.

  티웨이항공 매각설에 곤욕치른 예림당  
▲ 나성훈 예림당 대표
이런 예림당의 변신을 주도하는 인물은 나성훈 예림당 대표다. 그는 예림당 창업자 나춘호 회장의 장남이다.

나 회장이 출판 외길을 고집한 반면 나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티웨이항공사 인수에 앞서 반도체사업에도 뛰어들기도 했다.

나 대표는 2005년부터 경영에 참여했다. 그 뒤 나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Why?'시리즈에 만족하지 않았다. 디즈니사 국내 판권을 따냈고 맥그로힐 등 해외 출판사들과 제휴도 적극 추진했다.

올해 초 디즈니의 영화 ‘겨울왕국’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디즈니 판권을 보유한 예림당의 관련 출판 콘텐츠들의 판매실적도 훨훨 날았다. 나 대표의 수익 다변화 전략은 아직까지 성공적이다.

◆ ‘출판 외길’ 걸어온 나춘호 회장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노력한 것이 2천만 부를 돌파한 비결입니다.“

예림당을 세운 나춘호 회장은 국내 아동출판업계의 대부다. 그는 아동용 학습만화 시리즈 'Why?'시리즈가 2천만 부를 돌파했을 당시 그 비결로 ‘한우물’ 정신을 꼽았다. 그는 1973년 출판사를 세운 이후 40년 가까이 어린이책 출판을 고집해왔다.

나 회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1960년대 말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가난을 면하기 위해 책 외판원으로 나섰다. 나 회장은 책이 팔리지 않으면 방문한 집의 형광등이라도 고쳐주는 정성을 보였다. 이런 노력이 인정받아 영업부에서 기획부로 발령받았고 출판사업에 눈을 뜨게 됐다.

나 회장은 외국책 번역이 주류를 이뤘던 당시 창작동화 출판에 도전하기로 했다. 적금을 털어 마련한 30만원으로 예림당을 차렸다. 1974년 선보인 어린이 그림책 ‘코스모스그림책’이 히트를 치면서 명작과 위인전 등으로 출판영역을 확장했다.

나 회장은 1985년 오디오북 사업에도 도전했다. 그림책 내용을 성우가 읽어주는 방식의 이 오디오북은 지금 보면 조잡하지만 당시로서 시대를 앞서가는 기획이었다. 이 오디오북은 출시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약 10여 년 동안 1억7천만 부나 팔리는 대기록을 남겼다.

  티웨이항공 매각설에 곤욕치른 예림당  
▲ 예림당의 아동학습만화 Why? 시리즈
나 회장이 국내 어린이책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은 'Why?'시리즈의 성공 덕분이다.

2001년 처음 나온 이 시리즈는 지난해 10월 출간 13년 만에 누적 판매량 5500만 부를 돌파했다. 그동안 나온 책을 한 줄 높이로 쌓으면 높이(두께 1.5㎝)가 백두산(2744m)의 300배도 넘는다.

이 시리즈는 국내에서의 인기를 발판으로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태국어 등 12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아동도서시장에도 진출했다.

나 회장은 70대 중반의 고령으로 현재 예림당 대표회장을 맡고 있으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그는 2005년 경기도 여주에 약 6만평 규모의 ‘해여림식물원’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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