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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조선3사가 각자 독자생존을 할 수 있게 될까?
조선업계 차원의 공동컨설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조선3사가 독자적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자생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정부와 업계의 구조조정 압박에 끌려다닐 수 있는 데 이를 피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 조선 3사, 높아지는 독자생존 가능성
18일 대우조선해양은 3조 원 규모의 원유생산 플랜트 모듈 생산을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플랜트사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프로젝트 개시로 약 1500억 원의 선수금을 받아 유동성 부담에서 다소 벗어나게 됐다. 또 플랜트 생산인력이 3년간 일할 수 있는 물량도 마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5조2천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3사 가운데 자구안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프로젝트 재개는 대우조선해양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조선3사 모두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9개월째 수주가 없어 조선3사 가운데 수주절벽을 놓고 가장 큰 부담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25억 달러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숨에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 등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이를 무릅쓰고 조 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할 정도로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런데 대형 프로젝트, 특히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을 높인 것은 긍정적이다. 전세계적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뭄이 심각한데도 삼성중공업이 수주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했던데 비해 6척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취소됐으나 업황 부진 속에 수주실적을 올린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수주잔량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반잠수식 시추선을 인도했다. 현대중공업은 4600억 원의 잔금을 수령했다.
대규모 현금 유입도 반갑지만 그동안 현대중공업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온 반잠수식 시추선 물량을 모두 털어버렸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부터 반잠수식 시추선 공기 지연으로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지난해 7천억 원 규모의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이 해지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중공업은 반잠수식 시추선 인도로 공정이 안정화돼 다른 프로젝트 적기 인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조선업계, 맥킨지 공동컨설팅 발표 앞두고 긴장
조선 3사의 독자생존 노력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조선업계 차원의 공동컨설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6월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맥킨지에게 조선업계 공동컨설팅을 맡겼다. 이에 따라 조선3사를 2사로 통합하는 방안, 우량사업부문을 떼어내는 방안, 특수선전문 조선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 여러 예상이 나온다.
조선3사가 제각각 독자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업계 차원에서 기존 조선사들이 내놓은 자구안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수준의 제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사들이 업계 차원의 컨설팅 결과를 무시할 수 없는데다 정부 주도의 조선업 구조조정이 컨설팅 내용에 따라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자체적으로 생존 가능성을 높여 정부 주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조선업계는 맥킨지 컨설팅 결과 조선3사 통합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수준의 인원 및 생산능력 감축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한다.
조선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14일 한국 조선사들의 의뢰를 받은 맥킨지가 몇주 안에 컨설팅 보고서를 내놓는다고 보도했다. 트레이드윈즈는 이 보고서가 국내 조선사뿐 아니라 전 세계 조선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레이드윈즈는 맥킨지가 대규모 사업개편과 생산능력 감축 계획에 속도를 내도록 제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레이드윈즈는 한국 정부도 조선업 일자리가 유지되기를 원하지만 업계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드윈즈는 “일본이 그런 것처럼 한국의 조선업이 축소될 운명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도 과거에 겪었던 일”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