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대기업 여신을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과 부동산금융·대체투자 등 투자금융(IB) 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20일 “하나금융이 올해 2분기에도 대기업 관련 신용위험성(리스크)을 크게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순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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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금융은 올해 2분기에 전체 대기업 대출액을 1분기 20조3300억 원보다 7% 이상 줄였을 것으로 최 연구원은 추정했다.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전체 여신에서 대기업 대출의 비중도 다른 시중은행과 비슷한 22.6%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2014년 2분기보다 약 12%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의 대기업 여신 비중을 계속 낮추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1분기에 조선업 1조5천억 원을 포함해 5대 취약업종에 대한 여신 3조 원을 줄였다. 중점관리그룹으로 선정된 대기업에 대해 만기를 넘긴 여신 상환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곽철승 하나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 상무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과 밀접한 고위험 업종과 저신용 대기업에 대한 관리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의 대기업 여신을 줄이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전체 자산과 이자이익 등의 축소를 중소기업과 소호(SOHO) 대출 확대로 보완하는 데 주력한다. 소호는 자택이나 작은 사무실에서 소규모사업을 온라인으로 하는 개인사업자를 뜻한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에 중소기업 대출잔액 60조1249억 원을 기록했는데 대출잔액이 2015년 말보다 1.8% 증가한 것이다. 소호 대출잔액은 1분기에 29조3060억 원으로 집계돼 대출잔액이 2015년 말보다 2.6% 늘어났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시스템 통합으로 전체 여신을 관리하는 일도 이전보다 쉬워졌다”며 “중소기업과 소호대출 위주로 전체 여신 구조를 재편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등 비은행계열사의 협업을 통해 투자금융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비이자이익을 늘려 이자이익의 감소를 보충하겠다는 것이다.
김정태 회장은 15일 하나금융 임직원 워크숍에서 기업공개(IPO) 자문 등 기업투자금융(CIB)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2025년까지 하나금융의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이익 비중을 30%까지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을 통해 투자금융 전문인력 50여 명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도 신한금융투자에서 은행과 증권사 간 협업을 경험한 이진국 사장의 지휘 아래 KEB하나은행과 시너지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