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있는 영국과 유럽계 자본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업계가 23일 치러지는 영국의 EU 탈퇴 찬반 국민투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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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
투표결과에 따라 영국이 1973년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3년 만에 EU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할 경우 국내에 있는 영국계 자금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31일 기준으로 영국계 자금이 보유한 국내 상장기업 주식과 채권은 모두 38조8020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장주식이 36조4770억 원을 차지하고 있고 채권은 1조3250억 원 정도다. 영국계 자금은 전체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액 가운데 8.4%, 전체 외국인 채권 보유액 가운데 1.4%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채권보다 주식시장에 몰린 영국계 자금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EU 탈퇴로 오는 혼란 속에서 투자자가 안정자산인 채권보다는 변동성이 큰 주식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의 EU 탈퇴 논란이 확산된 5월부터 461억 원의 영국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갔다.
변지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할 경우 코스피도 큰 폭의 단기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코스피가 185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영국계와 미국계 자금으로 구입한 국내주식을 순매도할 것”이라며 “특히 영국계 자금 유출은 상당히 오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등 영국과 밀접한 경제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를 비롯해 유럽 전역이 그 여파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국내에 있는 유럽계 자금 역시 투표결과에 따라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유입된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자금규모만 약 30조 원에 이른다.
정부도 이 대목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은 단기적으로 외환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영국의 EU탈퇴 여부와 관련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기로 16일 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손효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