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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
동원참치캔이 누적판매량 50억 개를 돌파했다. 32년 동안 제품 고급화와 다양화, 국제시장 개척 등을 통해 동원참치의 성장을 이끈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노력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다.
동원F&B는 동원참치가 단일 수산캔 브랜드로 국내 처음으로 누적판매량 50억 개를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32년간 판매된 동원참치 50억 캔은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약 10바퀴 반(약 41만5천㎞)을 돌 수 있는 거리다. 또 수직으로 쌓아 올리면 에베레스트 산(8848㎞)의 19.9배 높이가 되는 엄청난 양이다.
동원참치는 국내 첫 출시 이후 32년 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70%가 넘는다. 많은 신제품들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요즘 시대에 32년 동안 변함없이 1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이번 50억 캔 돌파는 더욱 빛났다.
동원참치의 이런 성과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집념 덕분이다.
김 회장은 지난 1982년 국내 참치캔 제품을 개발해 출시했다. 당시 김 회장은 국민소득 2천 달러 시대가 되면 참치캔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참치캔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동원참치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고급 편의식품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전까지 참치캔은 편의식품의 성격이 강하고 방부제가 많이 든 캔 식품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성장을 이어나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김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건강식품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바다에서 온 건강'이라는 문구로 홍보에 집중하여 웰빙식품에 편승했다.
제품을 고급화, 다양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기존 스탠다드참치 외에 올리브유와 포도씨유를 이용한 프리미엄 참치를 선보였고, 2010년 업계 최초로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큐브 모양의 `델큐브참치'를 출시했다. 카레, 마요네즈, 짜장 등 다양한 맛이 가미된 참치캔을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러한 노력으로 동원참차의 매출은 급증했다. 2003년 연매출 2천억 원을 넘어선 이후 제자리걸음하다가 2012년 3천억 원을 넘고, 2013년 3150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다시 참치캔 사업에 정체가 찾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참치캔 시장 규모는 2010년 3천784억 원에서 2011년 4천18억 원으로 6.6% 성장했지만, 지난해 4천62억 원으로 1.1% 늘어나는데 그쳤다.
출시 1년 만에 6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연어캔이 참치캔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회장은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김 회장은 2008년 세계 최대 참치브랜드 '스타키스트'를 3억63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스타키스트는 미국시장 참치캔 브랜드 1위 업체로 미국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한다. 2011년 세네갈 국영기업으로 운영되던 SNCDS를 인수하면서 아프리카 참치캔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광명그룹과 중국 참치캔시장 진출에 관한 사업 제휴를 체결한 뒤 지난해 8월부터 상하이 내 100여개 대형마트에서 중화풍 참치캔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 중국 식자재회사인 BGH그룹과 손잡고 식자재용 참치캔시장에도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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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칠 동원F&B 사장 |
김 회장은 지난해 국내 대표적 공급망관리(SCM) 전문가인 박성칠 상장을 동원F&B CEO로 기용하면서 매출 확대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박 사장 취임 후 동원F&B는 식품업계 전반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국내 10대 식품업체의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9.7% 감소한 반면 동원F&B는 영업이익이 70.3%나 증가했다.
박 사장은 올해 1분기에도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1.5% 증가한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4.1%나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벌써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586억 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동원F&B 관계자는 박 사장이 취임 후 재고가 지속적으로 줄었고 참치 등 주력제품의 판매실적이 개선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공급망관리(SCM) 그룹장을 지냈다. 공급망관리(SCM)란 기업에서 원재료의 생산 유통 등 모든 공급망단계를 최적화하는 것으로 제품에 대한 수요를 실시간으로 전 사업부가 공유해 필요한 만큼만 원재료를 수급하고 생산함으로써 재고를 줄이는 관리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