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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는 왜 불황에 강하지?

이명관 기자 froggen@businesspost.co.kr 2014-07-02 17: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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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아성에 맞서 라면전쟁을 벌이고 있는 오뚜기가 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농심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다품종 전략을 통해 점유율보다 수익을 내는 함영준 회장의 전략이 불황에 더욱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뚜기는 왜 불황에 강하지?  
▲ 함영준 오뚜기 회장
오뚜기 주가가 2일 종가기준 50만5천 원으로 전날보다 0.2% 올랐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약 27%가 상승했다. 오뚜기의 기업가치는 2001년 7월 주가 1만 1550원과 비교하면 44배 가량 커졌다.

오뚜기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30일 1조7784억 원을 기록하며 농심(1조7639억 원)을 추월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처음 시가총액 1조를 돌파하고 1년 만에 농심의 턱밑까지 쫓아온 것이다.

오뚜기의 시가총액도 지난 1년 동안 47% 가량 증가했다. 반면 농심은 같은기간 12% 정도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오뚜기의 올 1분기 매출은 4538억 원으로 농심(5424억 원)에 뒤졌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48억 원으로 농심의 333억 원보다 앞섰다.

오뚜기의 상승세는 함영준 회장이 추진해온 다품종 포트폴리오 경영전략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점유율보다 수익을 내는 데 치중한 전략이 성공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오뚜기 제품 가운데 현재 매출 1천억 원이 넘는 제품은 라면 하나뿐이다. 3700여 개의 제품 중 카레 케첩 마요네즈 등 시장점유율 1위인 제품이 20개나 되지만 이들 모두 연간 매출은 1천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한 제품의 매출이 떨어져도 다른 제품이 하락분을 메울 수 있기 때문에 오뚜기가 호불황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오뚜기의 제품 가짓수는 3700여 개에 이르지만 점유율 1위는 카레와 소스류 뿐"이라면서 "다품목 소량생산으로 가정 즉석식품 수요 증가에 발맞춰가는 전략이 먹히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에도 오뚜기의 실적이 상승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총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일반 가정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식이 줄면서 즉석식품 수요가 늘었고 이 점이 오뚜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또 1인 가구 증가도 오뚜기 상승세에 일조했다고 분석된다.

오뚜기는 3분카레 3분짜장 등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여전히 과점의 입지를 지키고 있다"며 "특히 오뚜기의 제품들은 프리미엄을 강조하지 않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들로 소비경기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업계 4위에 머물렀던 오뚜기라면도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 초 류현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진라면 광고인기에 힘입어 지난 5월 시장점유율 18%로 2위에 올라섰다. 3위 삼양라면을 5% 가량 앞선 것이다.

김윤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영업이익은 17.9%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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