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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제맥주 '브루클린 브루어리' 진출, 맥주 판도 바뀌나

조은진 기자 johnjini@businesspost.co.kr 2016-05-25 14: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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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수제맥주 '브루클린 브루어리' 진출, 맥주 판도 바뀌나  
▲ 스티브 힌디 브루클린브루어리 대표.

미국 뉴욕에서 크래프트 맥주(수제맥주)로 유명한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국내 맥주시장에 진출한다.

스티브 힌디 브루클린 브루어리 대표는 제주도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한국 크래프트 맥주시장의 황금기를 이끌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국내에 외국맥주 양조장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크래프트 맥주시장은 이제 성장 초기단계인데 미국 크래프트 맥주가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브루클린 브루어리 국내 정식진출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인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제주도에 양조장을 세우고 생산과 유통을 현지화해 한국에 진출하기로 했다.

크래프트 맥주란 소규모 양조업체가 각자의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만드는 맥주를 말한다. 대기업에서 대량생산되는 맥주와 달리 주조장마다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에 거점을 둔 대표적인 지역 수제맥주 브랜드다. 1988년 설립된 뒤 현재 30종 이상의 크래프트 맥주를 북미와 유럽 등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스티브 힌디 브루클린 브루어리 대표는 “크래프트 맥주는 한국에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며 “미국이나 서유럽, 일본 등과 비교할 때 여전히 시장태동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힌디는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제주도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성장기와 황금기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수제맥주 '브루클린 브루어리' 진출, 맥주 판도 바뀌나  
▲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수제맥주 4종.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제주도에 양조장이 8월에 완공되면 연간 2천만 리터 규모의 크래프트맥주를 생산해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로 수출을 위한 거점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내놨다.

힌디는 “세계 맥주시장이 정체돼 있지만 판매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의 성장세는 뚜렷하다”며 “크래프트 맥주는 글로벌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래프트 맥주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양조협회에 따르면 크래프트 맥주가 미국의 전체 맥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5.7% 수준에서 지난해 12%까지 성장했다.

스티브 힌디는 1970년 AP통신에서 중동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이때 이슬람 율법에 의해 술이 금지된 곳에서 처음으로 집에서 맥주를 양조하는 홈브루잉(home brewing)을 시작했다.

힌디는 기자생활을 그만두고 1978년 미국 양조협회 창립멤버로 참여했고 그 뒤 1984년 브루클린에 양조장을 세워 브루클린 브루어리를 만들었다.

힌디는 크래프트 맥주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현지에서는 ‘크래프트 맥주계의 문화대통령’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는 창업 당시 기존의 마케팅 방식을 벗어나 소극장과 아트 갤러리, 박물관, 시민단체에 맥주를 기부하고 세계 3대 요리학교로 불리는 CIA와 협업해 양조 기술 전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최근 판매망을 확대하고 해외로 수출을 늘리는 등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국내 크래프트 맥주시장은?

국내 크래프트 맥주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로 전체 맥주시장에서 점유율이 0.5%에 그친다. 국내 맥주시장은 지난해 4조7천억 원 규모였는데 크래프트 맥주시장은 2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국내 맥주시장에서 뚜렷한 변화양상이 감지되는 만큼 크래프트 맥주시장이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에서 제조한 맥주가 시장을 독차지하던 1세대 맥주시장은 최근 수입맥주가 점유율을 대폭 확대하면서 2세대 시장에 진입했다고 업계는 파악한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고 유행이 변화하면서 맥주시장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주류업계는 앞으로 3세대 맥주시장에서 소품종 다량화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수제맥주 '브루클린 브루어리' 진출, 맥주 판도 바뀌나  
▲ 신세계푸드의 '데블스도어' 2호점 매장.
국내에서 소규모 양조장을 운영하며 수제맥주 사업을 하는 곳은 40여 곳으로 2년 전과 비교해 4배 정도 증가했다.

크래프트 맥주는 본래 대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소량 생산되는 맥주를 가리키지만 국내에서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 등이 이 시장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4년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수제맥주 전문점을 서울에 열었다. 올해 5월에는 부산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devil's door) 매장에 양조설비를 마련해 17종의 수제 에일맥주를 직접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맥주사업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롯데칠성음료가 맥주시장에 진출하며 출시한 클라우드 맥주는 일명 ‘신동빈 맥주’라고 불린다.

롯데칠성음료는 단일제품인 클라우드 맥주만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4월부터 아일랜드 크래프트 맥주인 ‘맥가글스’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계열사 지분과 관계없는 제조사의 수입맥주를 국내에 유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소량수입으로 시장반응을 살핀 뒤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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