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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왼쪽)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새로운 소재와 생산공정을 개발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이 점차 상향평준화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업체들은 성능 외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시리즈에 방수기능을 적용하기 위한 새 소재와 생산공정을 도입했고 LG전자는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새 금속소재를 개발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소재는 제품의 무게와 내구도를 비롯해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 갤럭시S7 방수기능 구현한 특수소재 주목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7 시리즈에 방수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적용한 첨단소재와 기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갤럭시S7은 이전의 방수 스마트폰과 달리 충전단자와 이어폰단자 등이 별도의 덮개로 막히지 않은 상태인데도 IP68 등급의 국제인증을 받은 방수와 방진기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액티브' 시리즈와 소니의 엑스페리아 등 스마트폰이 방수기능을 적용했지만 충전할 때마다 덮개를 열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또 덮개가 헐거워져 틈이 생기는 경우 방수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단자와 외부 소재 등에 모두 방수기능에 특화한 특수소재들을 적용해 완벽한 방수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충전단자와 이어폰단자에는 니켈과 백금 등 부식되지 않는 소재를, 내부에는 고무와 방수테이프, 특수섬유 소재 등을 적용했다"며 "일상생활과 날씨변화에도 사용자들이 불편없이 사용하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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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에 적용된 방수기능. |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시리즈부터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하며 많은 사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이런 불만이 갤럭시S6 시리즈 판매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갤럭시S7에는 방수기능이 적용되며 일체형 디자인이 갖출 수 있는 장점을 소비자에게 설득할 수 있게 되면서 논란이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외관 금속과 유리 재질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곡면 디자인을 구현해 제품의 체감 크기를 줄이고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7의 외관에는 강화유리를 정교하게 눌러 곡면을 구현하는 난이도 높은 공정이 적용됐다"며 "사용자가 제품을 잡을 때의 느낌과 외부 디자인을 모두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갤럭시S7은 방수기능과 곡면 디자인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노트6'에 삼성페이 인식률과 무선충전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나노크리스탈 소재를 독일업체로부터 공급받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LG전자 G5, 특수 금속소재 주목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에 적용된 금속 외관은 제품 출시 초반에 때아닌 논란을 겪었다.
LG전자가 G5의 외관재질을 금속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체감하기에는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을 줘 플라스틱 재질처럼 느껴졌다는 의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LG전자가 G5의 외관에 적용된 특수 금속소재의 개발과정과 생산공정에 대해 정식으로 발표하며 이런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LG전자가 G5에 적용한 소재는 한국생산기술원과 공동개발한 알루미늄 합금으로 2월 정식으로 특허를 제출한 새로운 소재다. LG전자는 알루미늄에 미세한 크기의 도료입자를 도포하는 '마이크로다이징' 방식으로 내구성을 높였으며 금속재질에 다양한 색상을 입힐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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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G5에 적용된 금속 소재. |
LG전자 관계자는 "G5에 적용된 소재는 항공기와 자동차 등에도 상용화가 검토중인 특수금속"이라며 "가벼우면서도 내구성과 부식방지 등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에도 일반적으로 제조사들이 사용하지 않는 특수 실리콘소재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이고 독특한 형태의 디자인을 갖췄다.
LG전자의 V10을 사용하던 국내의 소비자가 아파트 9층에서 제품을 실수로 1층에 떨어뜨렸지만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후기가 나오며 한때 화제를 모았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V10과 G5에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기능들을 탑재하는 '모험'을 이어가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특수소재를 적용하는 것도 이러한 모험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소재가 새로운 차별화 경쟁력 될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업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확실한 차별화 요소를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 등은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을 중저가 스마트폰 수준으로 유지한 제품을 앞세워 세계시장에서 출하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업체와 가격으로 맞경쟁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마트폰사업에서 수익성을 지금보다 더 끌어올려야 하는데다 중국업체와 달리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높은 특허료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차별화한 소재를 적용해 제품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면 중국업체의 추격을 뿌리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에 적용한 방수기능에는 첨단소재와 자체적인 기술력이 대거 적용된 만큼 중국업체가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역시 자체 특허를 보유한 소재와 이를 가공해 적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자들은 이제 높은 성능보다는 고가 제품만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장점을 원한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소재 개발 노력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