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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 |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탁생산하는 대만의 폭스콘(Foxconn)이 전기차시장에 진출한다. 폭스콘은 그동안 태블릿PC와 TV 등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해왔는데 이제 낮은 가격을 앞세운 전기차까지 분야를 확대하려고 한다. 폭스콘은 미국 최대 전기차회사 테슬라와 함께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1만5천 달러 이하의 저가 전기차를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만 ‘연합보’ 등이 보도했다.
폭스콘은 기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내놓은 전기차 모델의 가격이 6만 달러 대인 점을 들며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로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폭스콘이 목표로 하는 전기차 가격은 6만 달러의 4분의1 인 1만5천 달러다.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다. 본사는 대만에 있지만 공장은 대부분 중국에 있다. 폭스콘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5C의 경우 전체 물량의 70%를 폭스콘에서 생산했다.
폭스콘은 애플 제품 외에도 다양한 전자제품을 생산한다. 스마트워치를 독자개발해 생산하기도 하고 인텔의 태블릿PC도 위탁생산한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최근 공개한 가정용 로봇도 폭스콘이 생산한다. 2012년 초저가 대형TV를 출시해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폭스콘은 전기차를 만들어본 적이 없어 관련 기술이 없다. 그런데도 폭스콘 회장이 전기차 생산을 공언하는 것은 테슬라 덕분이다. 미국 최대 전기차회사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키우자며 최근 전기차 특허 150개를 모두 공개했기 때문이다.
궈타이밍 회장은 “전기차 시장 진출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스마트 교통 시스템 등을 연계해 쉽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첨단 교통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자동차 분야에 투자할 계획을 드러낸 것이다.
궈타이밍 회장은 전기차 출시일정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만 현지언론들은 폭스콘이 테슬라와 함께 대만에 전기차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폭스콘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 전기차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전기차시장이다.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0% 급증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55% 증가한 2만7천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콘이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인 점을 고려해 폭스콘의 전기차사업이 애플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애플의 차세대 먹거리가 전기차라는 것이다.
애플과 테슬라의 접촉을 보여주는 기사도 나왔다. 미국 현지 매체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SFC)은 지난 2월 “애플의 임원이 지난해 4월 앨런 머스크 테슬라CEO를 만났으며, 이 자리에 팀 쿡 애플 CEO가 동석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전기차사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독일 투자은행 베르겐베르그 소속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0월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에서 벗어나 자동차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한다”는 공개서한을 팀 쿡 애플CEO에게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