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콜라가 10년 만에 다시 편의점 진열대에 선다. 처음 콜라 독립을 외치고 나왔지만 밋밋한 맛 때문에 사라졌는데 이번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편의점 음료 제조업체인 프로엠이 815콜라를 7월2일부터 재판매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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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5 콜라 프로엠 홈페이지제공 |
프로엠은 815콜라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는 음료생산업체 동부팜가야로부터 라이선스를 임대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콜라를 생산해 판매하기로 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은 판매회사가 제조 전문회사에 제품생산을 의뢰하고 상표만 판매회사의 것을 부착하는 것을 말한다.
프로엠 윤정현 대표는 “오랫동안 생산되지 않았지만 한 때 전 국민이 알만큼 상품인지도가 있는 815콜라를 재생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품은 200mL 캔 제품 1종류이고 편의점에서만 판매한다.
815콜라의 부활을 두고 업계는 코카콜라와 펩시와 붙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815콜라가 코카콜라나 펩시와 경쟁할 수 있는 맛을 구현해 낼 수 있을 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815콜라는 1998년 처음 출시됐을 때 소비자들에게 ‘밋밋하다’는 혹평을 들었다. 815콜라가 탄산음료인 콜라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탄산가스양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815콜라는 맛에 대한 혹평이 이어짐에 따라 지속적으로 콜라에 투입되는 탄산가스 양을 수정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또 815콜라가 얼마나 합리적 가격을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국내시장에서 콜라 점유율을 보면 80% 가량을 코카콜라가 차지하고 있고 펩시콜라와 대형할인마트 PB(자체개발)상품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815콜라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업계는 본다.
815콜라는 출시 초기 밋밋했던 맛에도 불구하고 싼 가격과 애국심 마케팅을 통해 한때 국내시장 점유율 13.7%(1999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진의 판단실수로 비싼 가격으로 선회해 1999년 8월과 9월에 가격을 잇따라 올리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815콜라가 지난날의 잘못를 다시 반복하지 않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할인점 이마트가 판매중인 PB상품인 베스콜라가 시중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콜라 가격에 비해 40% 가량 낮게 판매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815콜라가 낮은 가격을 책정하더라도 전망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마트가 주문자상표부착상품 전문 음료회사인 미국의 코트와 공동개발해 2012년 출시한 베스콜라의 경우 출시 일주일 만에 전국 이마트 지점에서 코카콜라보다 많이 판매되기도 했다. 베스콜라는 지난 3월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157만 여 캔을 기록했다.
815콜라는 지난 1998년 처음 출시될 당시 IMF 사태로 금 모으기 운동 등 국민들이 나라를 살려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독립콜라’ 이미지로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1년 만에 매출 500억 원을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위기를 느낀 코카콜라 등 외국업체의 공격적 마케팅과 물량공세, 경영진의 전략실패로 2003년 매출이 1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04년 815콜라 제조사인 범양의 부도로 815콜라는 자취를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