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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애플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을 대체할 만한 뚜렷한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앞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반등할 뚜렷한 계기가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1분기(자체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50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아이폰 판매량은 5120만 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8%, 아이폰 판매량은 16.3% 줄었다.
애플의 1분기 매출은 물론 삼성전자의 1분기 전체매출 49조 원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언론들과 증권사들은 애플의 매출이 13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하고 아이폰 판매량이 최초로 줄었다는 데 주목한다.
애플은 2014년 출시한 아이폰6 시리즈의 화면크기를 이전작보다 크게 늘린 전략이 성공해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며 매출과 아이폰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지난해와 같은 일시적 신규수요가 나타나지 않아 실적이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팀 쿡도 이런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6S는 아이폰6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그 이전보다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이라며 "스마트폰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이 그동안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여러 차례 보여준 상황에서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는 데 의미를 둔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아이폰의 판매전략과 시장차별화에 실패하며 부진한 실적을 냈다"며 "팀 쿡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10년이 넘게 이어지던 애플의 성장신화가 깨지고 말았다"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컴퓨터 등 주력상품의 판매량이 모두 줄었다는 것은 매우 부정적 신호"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현재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독차지하고 있는 부동의 1위 기업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아이폰 판매량이 아무리 크게 줄어도 유일한 경쟁사로 지목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두세 배에 이르는 판매량을 기록할 것도 확실하다.
하지만 애플이 그동안 지속적 혁신과 성장을 강조하며 브랜드가치를 높여낸 만큼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기업가치에 받을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애플의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 하루만에 7.7% 급락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46조 원 정도가 증발한 것이다.
애플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전체매출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아이폰에서 확실한 판매량 반등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데다 이를 대체할 만한 신사업 진출계획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의 콘텐츠 등 서비스부문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0% 증가하며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 정도로 낮아 전체실적을 견인하기에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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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6S'. |
애플이 신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진 전기차와 가상현실사업 역시 이른 시일 안에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진출이 늦어지는 사이 경쟁사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아이폰7 역시 경쟁제품과 성능 차별화가 어렵고 변화도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판매량 반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지 않다. 보급형 신제품인 아이폰SE 역시 초반에 낮은 판매비중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성장성을 보여주기 원하지만 애플의 상황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며 "스마트폰시장의 둔화가 점점 심해지며 애플이 받을 타격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의 1분기 실적은 딱 시장에서 예상한 정도로 부진한 성적"이라며 "하지만 예상과 같이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예전과 같은 명성을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