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저장장치시장이 HDD(하드디스크)에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낸드플래시업체들의 기술경쟁 덕분에 SSD의 가격이 낮아진데다 노트북 경량화를 위해 SSD를 탑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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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세계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어 이런 변화에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하드디스크의 수요가 급감하고 그 자리를 SSD가 빠르게 대체하고 다.
낸드플래시 기술로 생산되는 SSD는 모터방식으로 구동되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전력소모가 적고 소음이 없으며 작고 가볍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도 훨씬 빠르다.
SSD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가격이 높고 고용량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이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이 SSD분야에서 기술경쟁을 펼치면서 용량과 성능이 점차 개선되고 가격도 떨어지면서 SSD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랜스패런시에 따르면 세계에서 IT기기의 수요둔화에도 SSD의 시장규모는 2022년까지 연평균 40.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랜스패런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PC 등에서 SSD의 탑재와 고용량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서버용 저장장치 분야에서도 SSD의 수요증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SSD의 가격은 이미 하드디스크를 위협할 정도로 내려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SD의 평균가격은 올해 1분기에 이전 분기보다 12% 하락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500기가 하드디스크와 128기가 SSD의 평균가격 차이는 2012년 80달러 선에서 올해 3달러로 좁아졌다.
콘텐츠 스트리밍서비스업체가 늘고 콘텐츠 이용환경이 모바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일반 사용자들은 128기가 SSD로 PC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노트북업체들이 펼치는 경량화 경쟁도 SSD의 수요를 늘리고 있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태블릿PC와 경쟁하기 위해 노트북을 더욱 가볍고 더욱 얇게 만드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미국 HP가 공개한 노트북 신제품의 경우 화면과 본체 부분을 합친 두께가 10.4밀리미터에 불과하다. 이는 애플의 태블릿 아이패드 최신제품 2개를 합친 것보다 얇다.
LG전자 노트북 '그램' 시리즈 역시 1킬로그램도 안되는 무게를 구현하기 위해 부품과 소재의 경량화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SSD의 탑재는 프리미엄 노트북의 필수로 꼽히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전 세계 전체 노트북 가운데 SSD를 탑재한 제품의 비중은 25%로 증가했다. 주로 사용되는 SSD의 용량도 128기가에서 256기가로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변화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과 세계 최고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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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공개한 16테라바이트급 SSD 제품. |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이 40.2%에 이르러 세계 1위다. 일본 도시바가 27.3%로 2위를 차지했는데 격차를 더욱 벌렸다.
삼성전자는 고용량과 고성능 SSD를 생산하고 원가도 낮출 수 있는 3D낸드 기술에서도 도시바와 2년에 가까운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16테라바이트 용량의 고용량 SSD를 선보이며 서버용 SSD시장의 공략도 확대하고 있다. 서버용 저장장치의 경우 SSD의 비중이 7.8%로 그쳐 향후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메모리반도체분야에서 낸드플래시의 경우 D램과 달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업체 경쟁에 따라 타격을 받을 위험이 적다"며 "삼성전자가 SSD의 공급을 주도해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