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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백화점과 아울렛, 대형마트 등을 신규출점하거나 재단장할 때마다 한결같이 ‘체험형’과 ‘라이프스타일’을 내세우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고객을 오프라인매장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한 방안으로 체험형매장을 선택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롯데그룹 등 유통3사를 필두로 한 유통업계가 온라인 쇼핑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기 위해 ‘체험형매장’ 꾸미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온라인상에서 불가능한 ‘체험’을 앞세워 여가를 즐기려는 고객들을 끌어 모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체험형매장은 실제 생활공간처럼 꾸며놓고 구매와 상관없이 상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한 전시공간을 말하는데 최근에는 개인맞춤상품이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1060㎡(320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해 손뜨개질이나 제빵 등을 배울 수 있는 매장과 가죽공방, 전통한지 공방 등을 한곳에 모았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체험형매장으로 고정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 달에 주 1회 이상 판교점을 찾는 고정고객은 전체고객의 30% 수준이다. 이들의 체류시간은 일반고객(평균 3시간)보다 2.5배 정도 많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을 열며 다시 한번 체험을 앞세워 도서관형 서점을 비롯해 현대홈쇼핑과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첫 오프라인매장 등을 마련했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은 "체험형 매장이 오프라인 매장의 미래"라며 "온라인에서는 물건만 산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쇼핑을 하면서 직접 만져보고 즐거움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백화점과 아울렛에 체험형매장을 늘리는 한편 롯데마트가 지난해 12월 경남 창원에 양덕점을 오픈하며 체험형매장을 ‘3세대 대형마트’라고 정의내리기도 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대형마트 부활의 돌파구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기대하는 새로운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없는 공간에서 그 해답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양덕점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30여 개 매장을 전면적으로 새단장해 전국 소비자들에게 ‘생활제안형’ 매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말에 쇼핑만 하려고 외출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주말나들이 가는 김에 겸사겸사 쇼핑도 하는 것은 이제 굳어진 대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체험도 하나의 상품처럼 다른 곳과 어떻게 차별화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통업체들은 체험형매장에 ‘라이프스타일’을 내세워 일상생활과 관련한 모든 상품과 경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결국 누가 더 크게 짓느냐의 외형경쟁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을 체험형으로 꾸미는 데서 한발 나아가 9월 ‘쇼핑테마파크’를 개장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말하는 쇼핑테마파크란 쇼핑과 여가, 레저까지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플랫폼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이라는 이름을 지을 만큼 공들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고객들은 가야할 이유가 있는 곳을 찾아가 오랜 시간 머물며 상품과 가치를 함께 얻고자 한다”며 “스타필드 하남은 고객들에게 놀라움으로 가득한 하루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